윤석열 대통령이 연말·연초 내각의 대대적인 인적 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7일 알려졌다.
내년 4월 총선 출마를 희망하는 장관들의 이동에 따른 후임 인선이 필요한 데다 국정운영 성과를 내야 하는 집권 3년 차를 앞두고 새로운 인물을 발탁함으로써 공직사회에 쇄신 바람을 불어넣으려는 차원이다.
이에 따라 다음 달 국회 예산 심의가 마무리되는 대로 개각 정국이 전개될 전망이다.
우선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초부터 자리를 지킨 장관들을 중심으로 대거 교체가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인 출신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박민식 국가보훈부 장관이 총선 출마를 타진하며 사직 시기를 저울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새 경제부총리 자리에는 최상목 현 대통령실 경제수석 발탁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후임 경제수석에는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 이름도 오르내린다.
원 장관은 최근 주변의 출마 권유가 커짐에 따라 총선에서 어떠한 역할을 할지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장관 후임으로는 현재 복수 인사가 검토되고 있으며,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도 검증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대 관심사는 한동훈 법무부 장관 거취다.
높은 인지도를 무기로 종로와 같은 상징성이 높은 지역에 배치하거나, 더불어민주당의 간판급 후보를 상대로 '자객 공천'을 할 가능성도 거론되는 등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정치 경험이 없다는 점에서 대통령실 안팎에서는 총선 출마보다는 내각에서 다른 역할을 할 가능성이 여전히 열려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이와 함께 검찰 출신인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의 총선 차출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된다.
지난 3월 하순 김성한 전 국가안보실장 사퇴를 계기로 꾸려진 외교·안보팀의 재정비 방향에 대해선 아직 뚜렷하게 가닥이 잡히지 않은 모습이다.
정치인 출신인 박진 외교부 장관의 유임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온다.
박 장관은 최근 주변에도 총선 관련 언급을 삼간 채 2030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과 같은 대외 위기 관리 등에 매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이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는 안보실장직을 당분간 더 유지할 것으로 알려진 점도 박 장관 유임 가능성을 뒷받침한다.
조 실장은 지난해 5월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직을 두고 박 장관과 경합한 바 있으며 이후 주미대사를 거쳐 안보실장 직을 수행 중이다.
또 연말까지 윤 대통령 순방 일정이 이어지는 데다 연초에도 한일중 정상회의, 2차 한미일 정상회의 등 굵직한 정상외교 일정이 예고된 상황에서 외교·안보팀에 급격한 변화를 줄 가능성은 작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연구개발(R&D) 예산 재배정과 관련해 윤 대통령 질타가 있었다고 알려진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개각 국면에서 교체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 정황근 농림수산식품부 장관도 사직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두 장관 모두 각각 연고가 있는 부산과 천안 출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한편, 교체된 국무위원 후임으로는 관료를 중점적으로 기용할 가능성이 더 크다는 게 대통령실 안팎의 중론이다.
정치인 출신이 상대적으로 인사청문회 통과가 용이하지만, 장관급으로 거론되는 주요 인사들이 총선 출마에 무게를 두는 데다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관료 출신이 유리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재 정치인 풀이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6월 하순 공직사회에 전진 배치된 이른바 '실세 차관'들도 내년 1월 11일 공직자 사퇴 시한을 앞두고 대거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
김오진 국토부 1차관은 대구·경북,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부산 해운대갑 출마가 유력하다.
장미란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도 고향인 원주나 '장미란체육관'이 위치한 경기 고양 출마 가능성이 대통령실 안팎에서 지속적으로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