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현지시간) 국제유가가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비(非)OPEC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 플러스(OPEC+)가 장관회의를 연기한 후 산유국들의 내년 감산 규모가 확대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에 약세를 보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브렌트유 선물은 그리니치표준시(GMT) 기준으로 오후 8시24분 현재 68센트(0.85%) 하락한 현재 81.28달러를 기록했다. 전날인 22일에는 4% 가까이 하락했었다.
서부텍사스산원유(WTI)도 전날 5% 정도 하락한 데 이어 이날도 75센트(1%) 내린 76.35달러였다.
다만 이날 거래는 미국 추수감사절 연휴로 인해 소규모로 이뤄졌다.
앞서 OPEC+는 석유 감산 규모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던 장관회의를 26일에서 30일로 연기했다.
소식통들은 OPEC+가 장관회의를 앞두고 석유 감산을 논의해 왔으나 앙골라와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회원국들이 이에 반대하면서 회의가 연기됐다고 전했다.
공급 측면에서는 지난주 미국 원유 재고가 시장의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수준인 870만 배럴이나 되는 것으로 파악됐다.
수요 측면에서도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가 다시 위축되면서 원유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시장에서는 OPEC+가 30일 회의에서 내부 이견을 조정하고 내년 시장과 관련한 합의에 도달할 수 있을지 주시하고 있다. 내년 생산량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시장 내 불안과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 애널리스트는 유가 하락이 과도해 보인다면서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면 유가가 일부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30일로 연기된 OPEC+ 장관회의가 직접 대면이 아닌 온라인으로 개최된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같은 날 OPEC 회원국인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총회(COP28)가 개최돼 물리적으로 회원국 장관들이 두 회의를 동시에 소화할 수 없기 때문이다.
OPEC+가 갑작스럽게 회의 일정을 변경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며, 실제로 1년 전에도 온라인 회의를 한 적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