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조이기에도 서울을 비롯한 전국의 아파트 매수 심리가 꺾이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시중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대출을 중단하고, 금융 당국이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인상한 데 이어 추가 인상까지 시사하는 상황이지만, 매수 심리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수도권은 광역급행철도(GTX)가 정차역 인근과 중저가 단지로 수요가 집중되고 있고 서울은 거래 절벽 속에서도 강남권 주요 재건축 단지에 매수세가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
지난해 새 임대차법 시행 이후 임대차 시장에서 갱신 계약이 크게 늘어나면서 전세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는 모습이다.
1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3일 조사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1로 지난주(107.2)보다 0.1포인트 하락해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매매수급 지수는 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0'에 가까울수록 공급이 수요보다 많음을,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음을 뜻한다. 기준선인 100을 넘어 높아질수록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의미다.
서울은 3기 신도시 등 대규모 주택 공급 계획이 담긴 2·4 대책 발표 이후 공급 기대감에 매수 심리가 진정되면서 4월 첫째 주 이 지수가 기준선 밑으로 내려갔으나 한 주 만에 반등해 4월 둘째 주부터 이번 주까지 23주 연속 기준선을 웃돌고 있다.
지난달 107.9(1주)에서 105.6(4주)까지 하락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이내 다시 반등해 이달 들어서는 107선을 상회하고 있다.
서울에서는 고가 아파트가 밀집한 동남권(강남·서초·송파·강동구)이 지난주 104.1에서 106.5로 2.4포인트 올라 서울에서 상승 폭이 가장 컸다.
부동산원은 이번 주에도 송파구 잠실동 주공5단지와 문정동 올림픽훼밀리아파트 등 재건축 추진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이어졌고, 서초구 반포·서초동 등의 중대형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더 오르는 등 매수세가 꺾이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종로·중구 등이 속한 도심권은 105.7에서 106.2로 올랐고, 마포·서대문·은평구가 속한 서북권도 104.4에서 104.5로 상승했다. 마포는 공덕동 일대 대단지와 상암동 구축 위주로 수요가 몰린 것으로 조사됐다.
'노도강'(노원·도봉·강북) 등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동북권은 110.5에서 108.6으로 하락했으나 지수가 가장 높아 서울에서 매수 심리가 가장 뜨거운 곳으로 조사됐다.
양천·강서·구로·동작구 등이 속한 서남권은 107.3에서 107.2로 소폭 내렸다.
경기는 114.1에서 113.3으로, 인천은 115.3에서 114.3으로 각각 1포인트 안팎으로 내렸다. 다만, 경기는 작년 5월 이후, 인천은 작년 10월 이후 줄곧 이 지수가 기준선을 상회하고 있다.
이런 영향으로 수도권 전체로는 112.1에서 111.5로 0.6포인트 내리며 작년 6월 이후 아파트를 사겠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보다 많은 상황이 계속됐다.
매수심리는 지방으로도 번지고 있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은 105.1에서 105.3으로 상승했고, 경기를 제외한 8개 도는 107.0에서 107.4로 올랐다.
지방 광역시에서는 대전(103.5→104.7)과 울산(102.1→102.4)이 전주 대비 상승했다. 세종은 99.7에서 100.3으로 기준선을 회복했다.
도 지역에서는 충북(107.4→108.9)과 충남(110.0→110.8), 전북(106.0→108.4), 경남(104.6→106.8)의 매수 심리가 더 강해졌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지수가 기준선을 밑돈 곳은 대구(98.4→97.7) 한 곳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