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1월 마지막 거래일인 30일(현지시간) 하락하면서 새해 첫달을 비교적 큰 폭의 내림세로 마쳤다.
통상 1월 증시의 동향이 한해의 증시 향방을 보여준다는 분석도 있는 가운데 이같이 하락함에 따라 올해 증시 전망이 밝지 않다는 우려들이 나오고 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148.15포인트(1.82%) 하락한 8000.86에 거래를 마쳐 가까스로 8,000선을 지켰다.
나스닥종합지수는 31.42포인트(2.08%) 내린 1,476.42를 기록해 1,500선이 무너졌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9.26포인트(2.28%) 떨어진 825.88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1월 한달간 다우지수는 8.8% 떨어졌고 나스닥은 6.4% 하락했다. S&P 500지수는 1월에 8.6% 떨어져 1970년 1월의 7.6% 하락했던 것을 제치고 역대 최악의 성적을 보였다.
이날 증시는 미국의 작년 4.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예상보다는 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상승세로 출발했지만 각종 지표로 볼 때 심각한 경기침체가 불가피하다는 인식들이 커지면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또 미 경제전문방송 CNBC가 금융시스템 안정을 위해 미 정부가 검토한 '배드뱅크' 구상이 유보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정부가 인수하는 것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오며 금융불안을 다시 자극한 것도 증시 하락의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날 미 상무부가 발표한 작년 4.4분기 미국의 GDP는 연간 기준으로 1년전보다 3.8% 감소해 1982년 1분기 이후 약 27년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이 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미국 경제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소비가 지난 3.4분기에 3.8% 감소한 데 이어 4.4분기에도 3.5%나 줄어드는 등 경제 전반이 악화되는데 따른 것으로 향후 경기침체가 심각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지만 경제전문가들이 예상했던 5% 이상의 감소율보다는 나은 것이었다. 그러나 재고 증가에 따른 영향을 배제하면 GDP는 5.1% 감소한 것으로 분석돼 경제가 크게 위축되고 있음을 반증했다.
미시간대학이 발표한 1월 소비자신뢰지수는 61.2를 기록해 전달보다 1.1포인트 높아졌지만 월가의 예상치에는 못미쳤다.
한해를 증시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1월 증시가 하락함에 따라 시장에서는 우울한 전망들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1월 증시의 하락은 이른바 '1월 지표'가 올해 증시의 하락을 알리는 것일 수 있다고 보도했다.
스톡트레이더스알머낵의 1월 지표에 따르면 1950년 이후 1월의 S&P 500 동향이 연간 증시의 방향을 가늠하는데 91.4%의 정확성을 보였고 5차례만 틀렸다고 마켓워치는 전했다.
퀀티타티브 애널리시스 서비스의 보다 광범위한 조사에 따르면 1월 동향으로 연간 증시의 등락을 65~75% 정도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퀀티타티브의 켄 타워 선임 부회장은 "완벽한 기록은 아니지만 4월과 함께 1월은 연중 어느 달보다도 한해를 예측하는데 좋은 근거가는 점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물론 1978년의 경우처럼 1월에 증시가 6.2% 하락했지만 한해 전체로는 1.1% 상승한 예외적인 경우들도 있었다.
마켓워치는 1월 증시가 하락했다고 해서 꼭 어두운 것만은 아니라면서 다우지수가 만들어진 1986년 이후 1월에 증시가 하락은 했지만 2월부터 연말까지로는 상승한 경우가 50대 50 정도라고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