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현지시간) 국제유가는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에 대한 기대가 약해지고 석유 수요도 부진할 것이라는 우려로 하락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월 인도분 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2.28달러(3.9%) 떨어진 배럴당 56.34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그동안 상승세를 보여온 WTI는 이번주에 3.9% 떨어지며 4주만에 처음 내렸다.
런던 ICE 선물시장의 7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는 2.61달러 내린 배럴당 55.98달러를 기록했다.
이날 유가는 미국의 산업생산이 위축 속도는 완만해졌지만 6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가고 유로존(유로화 사용국)의 1.4분기 국내총생산(GDP)이 1995년 통계 집계 이후 최악을 기록하는 등 세계 경제의 위축이 지속됨을 보여주는 지표들이 나온데다 석유 수요 전망도 밝지 않다는 우려가 겹친 영향으로 떨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는 4월 산업생산 지수가 97.1(2002년=100)을 나타내 전월에 비해 0.5% 하락했으며 지난 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2.5% 떨어졌다고 이날 발표했다.
4월 산업생산은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0.6%에 비해서는 낙폭이 줄어든 것이며, 최근 6개월 사이에 가장 낮은 하락폭을 보인 것이어서 경기하강의 속도는 둔화되고 있음을 나타냈다.
유럽연합(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1분기 유로존 국내총생산(GDP)이 작년 4분기보다 2.5%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1995년 유로존의 GDP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이래 분기 성장률로는 최악이며, 발표 전 전문가들이 예상했던 -2~-2.2%보다 나쁜 것이어서 경기침체 정도가 훨씬 심각함을 확인시켰다.
이런 가운데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전날 올해 석유 수요가 하루 평균 8천320만배럴로 작년보다 3% 줄어들 것으로 전망, 1981년 이후 가장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하는 등 석유 수요 전망을 부정적으로 보는 의견들이 이어지는 것도 유가 하락을 이끌었다.
실제로 미국의 하루 석유 수요는 지난 8일까지 4주간 평균 1천820만 배럴로 1년 전에 비해 7.9%나 줄었다.
한편 구리 값도 떨어져 7월 인도분 가격은 0.5% 떨어진 파운드당 2.0175달러에 거래됐다.
반면 6월 인도분 금 값은 0.3% 오른 온스당 931.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