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 증시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지난주의 강력한 매수세를 이어갈지 여부를 바탕으로 방향성을 모색하는 모습을 보일 전망이다.
여전히 외국인이 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가운데 FTSE 선진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의 선취매가 어느정도 마무리됐다면 상승 탄력이 둔화될 수 있지만, 그동안 외국인이 한국 주식에 매력을 갖게 만들었던 요인인 달러화 약세나 상대적으로 빠른 경기 회복 속도는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외국인 매수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외국인 매매 동향에 관심을 가지되, 시가총액 상위 대형 종목들을 고르게 사들이기보다 시황 변동에 따라 일부 종목으로 매수 대상을 좁힐 가능성을 예의 주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36.28 포인트(0.37%) 오른 9,820.20을 기록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2.81 포인트(0.26%) 오른 1,068.30, 나스닥 종합지수는 6.11 포인트(0.29%) 상승한 2,132.86으로 각각 마감했다.
▲대우증권 김성주 투자전략팀장 = 주가순자산비율(PBR) 기준으로 현재 주가는 펀더멘털의 영역을 넘어서 유동성을 중심으로 한 머니게임 영역으로 진입한 모습이다. 회복 국면에서 반발계수가 컸다는 한국 증시의 특성과 원화 절상 기대감, 달러 캐리 트레이드 증가 등은 향후 외국인 주도의 머니게임이 지속되는 배경이 될 전망이다. 다만 원ㆍ달러 환율 1,150원선과 OECD 경기선행지수 100포인트는 외국인의 관심을 다른 나라로 분산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금융과 철강, 전기전자 업종 중에서 외국인 순매수가 꾸준히 유입되는 종목을 중심으로 매매대상을 압축하면서 대응하는게 유리할 전망이다.
▲동양종금증권 김주형 투자전략팀장 = 단기 급등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은 상황이긴 하지만, 펀더멘털 상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의 징후가 더 명확해지고 있다는 점과 역사적 신고가 종목들의 이익 모멘텀이 강화되고 있다는 점, 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 투자가의 매수 우위 기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 기술적으로는 시장 에너지가 확충되면서 주도주의 질이 향상되고 있다는 점, 재료 면에서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에서 시장 친화적 결과가 예상된다는 점 등을 종합해볼 때 상승 기조를 유지해 나갈 전망이다.
▲토러스투자증권 오태동 투자전략팀장 = 아직까지 주가가 많이 상승했다는 심리적 부담 외에 큰 악재는 없어 보인다. 의미 있는 조정국면은 유가, 미국 금리, 물가 등 비용 변수가 부담이 되면서 출구전략에 대한 우려가 나타날 때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상승추세 자체는 유효하다는 견해를 유지한다. 단기적으로는 FTSE 선진국 편입 이벤트가 약화되는 영향과 주가에 대한 부담을 감안해 상승탄력이 둔화될 수 있을 것이다. 이를 감안해 이번주 코스피지수 범위로 1,660~1,740을 제시한다.
▲신영증권 김세중 투자전략팀장 = 2001년 이후 자산간 성과 추이를 볼 때 지난해 말 주가 급락으로 주식 성과가 부동산보다 떨어지는 국면이 한때 나타났다. 주식의 위험 프리미엄이 높다는 점에서 부동산보다 낮은 성과는 비정상이다. 현재 주식자산의 이익률은 PER(주가이익비율)로 볼 때 8.8%로 서울지역 아파트의 PRR(부동산가격/임대수입) 3.7%보다 높다. 그러나 채권과 비교해서는 주식의 기대수익률이 일방적 우위에 있다고 볼 수 없다. 회사채 AA- 수익률(5.53%)보다는 높지만 BBB-(11.72%)에 비해서는 낮다. 따라서 부동산에서 금융자산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지는 때가 와도 곧바로 증시로 유입되기보다 채권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선행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본다.
▲권양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 = FTSE 선진국지수 편입과 관련, 문제는 외국인 매수가 어느 정도 지속성과 강도를 가질 것인가에 있다. 미리부터 외국인 매수세의 약화 가능성을 지나치게 걱정할 필요는 없지만, 최근 매수세 중 상당 부분이 FTSE 선진국지수 편입에 따른 것임을 감안하면, 실제 편입된 이후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 공백이 일부 나타날 수 있다. 외국인 매수가 이어진더라도 최근처럼 대규모 매수가 유입되면서 대다수 대형주의 수혜 국면이라기보다는 대형주 내에서도 종목별 차별화가 진행될 수 있다. 또 선진국지수에 편입되는 대신 준선진국지수에서 빠지게 되는 영향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