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규제가 제 2금융권으로 확대 시행된 지 한 달 만에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경매정보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제2금융권으로 DTI규제가 확대 시행된 지난달 12일부터 이달 11일까지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은 85.36%로 대출규제 확대 시행 직전 한 달(9월 12일~10월 11일) 동안 낙찰가율(89.69%) 보다 4.33%p 하락했다.
이는 지난해 리먼브라더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했던 9월 수도권아파트 낙찰가율(84.48%→80.15%) 하락폭(4.33%p)과 같은 수치다. 즉 낙찰가율 변동률만 놓고 봤을 때 제2 금융권의 대출규제는 금융위기가 발생했을 때의 충격과 맞먹는 것이다.
지역별로는 경기지역이 89.67%에서 84.86%로 4.81%p 빠지면서 하락폭이 가장 컸고, 서울이 -4.20%p(89.98%→85.78%), 인천이 -1.17%p(87.54%→86.37%) 각각 하락했다. 경기지역의 경우 고가낙찰 건수(99건→47건)가 대출규제 시행 직전 한 달 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면서 낙찰가율 하락폭이 두드러졌다.
서울에서는 강남권과 비강남권의 양극화 현상이 나타났다. 비강남권의 경우 제2 금융권 대출규제 이후 낙찰가율이 7.49%p(89.81%→82.32%) 급락했지만 강남권은 오히려 0.18%p(90.28%→90.46%) 상승했다.
강남권의 경우 경매물건이 20% 가량 증가했고, 고가낙찰건수(13건→21건)도 큰 폭으로 증가했기 때문에 낙찰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대출규제 이후 낙찰률과 입찰경쟁률도 하락세를 나타냈다. 수도권아파트 낙찰률은 35.58%로 대출규제 시행 한 달 전(37.13%)보다 1.55%p 하락했고, 건당 평균 경쟁률도 6.67명에서 5.14명으로 1.53명 줄어들었다.
디지털태인 이정민 팀장은 “현재 정부나 금융당국의 움직임도 없고, 겨울철 비수기까지 다가오고 있어 시장이 전반적으로 달아오르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개발 호재나 가격의 장점이 있는 개별 물건을 중심으로 투자자들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