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소향 “정말 지우고 싶은 아픈 사랑의 추억 있다!”
- 김승대 “저의 공연 보고 힘 얻었다는 말에서 가장 큰 보람 느껴요!”
Q: 극 중 수희나 명훈과 같이 아련한 사랑의 기억이나 가슴 아픈 추억이 있는지?
김소향: 저는 사랑하면 많이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정말 뭐든지 다 주고 바꿔도 아깝지 않을 거 같은 사랑을 해봤어요. 이런 사랑은 여자든 남자든 일생에 한 번뿐이 아닐까 싶어요. '뮤지컬 안 해도 될 거 같애'라는 사랑은 다시 못할 거 같은데 헤어질 때 너무 아파서 이 공연을 하면서 그 생각 많이 났어요. 정말 지울 수 있는 게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해봤어요. 너무 아파서 매일 눈물 나서 정말 지우고 싶어요.
김승대: 저 같은 경우는 주위에서 사람들이 불행하다고 해요. 연애에 무딘 사람도 아니고 사랑의 감정에 무딘 사람도 아닌데. 저도 사랑을 해봤고 힘들 땐 힘들고 하지만 첫 사랑, 첫 키스에 대해 다른 사람들이 흔히 느끼는 설레고 얼굴 빨개지고 그런 것들 별로 없었어요.
Q: 해 보고 싶은 배역은 없는지?
김소향: 기본적인 성향이 밝고 씩씩한 것 보다는 슬픈 걸 좋아해요. 그러나 지금 다들 어려울 때다 보니 웃음을 주고 싶어요. 솔직히 가장 해보고 싶었던 것은 지금 하고 있어요. '웨딩싱어' 홀리(역)는 2006년 미국에 가서 처음 봤을 때부터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던 것이에요. 그리고 공연을 많이 해왔지만 제대로 하지 못하고 넘어갔던 것들 한 번씩 다시 해보고 싶어요. 저와 안 어울리는 것을 해봐서 아는데 힘들더라고요. 배우라면 한 가지 중요한 게 자기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김승대: 보통은 제가 봐서 공감이 가는 거라면 하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그러나 그게 단지 욕심인지 아니면 제가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인지를 보죠. 남자배우로서 하고 싶은 배역은 정말 많지만 객관적으로 봤을 때 안 되는 부분도 있으니 그것을 목표로 삼고 달려가고 있어요. '두드림' 같은 공연도 처음이에요. 저 같은 경우 주로 비극만 해왔던지라 메이저보다는 마이너 쪽이었고 그래서 이번 작품에서는 더욱 밝고 발랄하게 가려는 게 있어요. 이혼 이야기가 심각하게 들어가면 작품이 자칫 무거워질 수도 있겠다 싶어서 많이 까불고 있어요.(웃음)
Q: 언제 배우로서 가장 큰 보람을 느끼는지?
김소향: 결혼식 장면에서 수희는 아무것도 모르는 듯하지만 인간 김소향은 이 회상 장면 이후 모든 게 사라진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너무 슬프고 눈물 나는데 모르는 척 해야 하고… 근데 보면 관객들이 울고 있어요. 그럴 때 '관객들이 이해하고 있구나, 나와 공감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기분이 좋아요. 무대 위와 무대 밑이라는 분리된 공간이지만 한가지 이야기를 같이 하고 같이 듣고 있다는게 행복해요.
김승대: 저의 공연을 보고 '연기 좋았어요, 음악 좋았어요, 드라마 좋았어요'라는 칭찬도 감사하지만 이 무대 서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 때가 언제냐면요 '승대라는 인간 보고 싶었어요. 요즘 내가 살기 힘든데 이 작품 보고 당신 때문에 힘을 얻어 갑니다. 힘이 떨어질 때쯤이면 다시 찾아올게요'라고 말씀하고 가시는 분들도 계세요. 그분들이 사는 데 힘을 얻고 간다고 하는, 이런 말에서 가장 보람을 느껴요. '연기 죽였어요' 이런 게 필요없어요.
Q: 배우로서의 소신이나 철학은?
김소향: 화려한 스타 이런 거는 바라지 않아요. 그 것이 제가 꿈꾸는 길도 아니고요. 많은 작품에서 관객들과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고 싶어요. 뮤지컬만이 아니라 다른 곳에서도 만날 수 있는 배우였으면 좋겠어요. 연기 모토도 길게길게 하는 것, 하고 싶은 방향도 오래오래 관객들과 만날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거예요. 저를 보면서 기쁨 찾고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배우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김승대: 선배님들, 연극계에서 배우로 불리시는 분들은 '무대에서는 열심히 하면 안된다. 잘해야 한다'라고 말씀하세요. 저는 아직 잘 할 수 있는 방법을 모르기 때문에 열심히 하고 있어요. 그분들께는 '열심히 하고 있으면 잘하게 되겠죠'라고 말씀드려요. 현재로서는 열심히 하는 것밖에 없어요.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잘할 수 있는건 최선을 다해 열심히 하는 거예요.
Q: 차기작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달라
김소향: 24일부터 '웨딩싱어'를 시작해요. 공연('두드림')이 없는 날에는 아침 열시부터 저녁 열시까지 열두시간씩 '웨딩싱어'에 가 있고 공연 있는 날에는 '웨딩싱어' 연습이 끝나자마자 여기 달려와서 '두드림'를 하죠. 남들은 정신적으로 공연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느냐고 묻기도 하는데 저는 무대 위에서 뛰놀면서 관객과 함께 박수 치고 웃으면서 스트레스가 풀려요.(웃음)
김승대: 저는 차기작으로 내년 1월20일 시작하는 '모차르트'에서 '쉬카네더' 역을 맡았어요. 연습하고 이런 건 김소향 씨랑 비슷한데 이게 경험이 많은 연기자와 아직 조금 안 된 연기자의 차이점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드는데요. (김)소향 씨는 무대에서 스트레스를 푼다는데 저에게 무대는 아직은 공포의 대상이에요. 무대에서 즐기고 오픈되어 있어야지 연기도 자연스럽고 잘할 수 있는데 저는 아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요. (김)소향씨가 하는 걸 옆에서 보면요, 자유분방하고 관객들과 호흡하면서 즐긴다는 느낌이 드는데 저자신은 그런게 없어요. 같은 무대위에 있는 배우들 눈도 못 마주쳐요.(눈웃음) 저는 아직도 무대 위에 서는 게 힘든가 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