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토요일 명동 해치홀에서 아줌마가 미치는 뮤지컬 ‘메노포즈’가 ‘첫 공연! 전석 매진’의 알찬 기록과 함께 힘찬 서막을 올렸다. 유난히 체감온도가 낮았던 한파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은 시작부터 만원사례로 북적거렸다고.
‘폐경기(메노포즈)’를 맞은 여성들의 고민과 애환을 유쾌하게 옮겨놓은 무대는 관객들로 하여금 배우들 대사 한 마디 한 마디에 ‘내 얘기야, 내 얘기야’를 연발하며 맞장구치게 했고, ‘엄마’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는 여린 눈물샘을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공연 중에는 우연히 생일을 맞은 한 아버님의 생신을 다 같이 축하하게 되는 따뜻한 분위기도 연출됐다고 공연 측은 전했다. 이날은 특히 부부동반의 관객들이 많이 참여해서인지 남편에 대한 따스한 정을 그리워하는 아내의 심정과 자신과 같은 말을 하고 있는 주인공의 대사에 많은 부분을 공감, 적나라하고 코믹한 배우들의 노래와 몸짓에 폭소를 터뜨리며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는 것.
갱년기 여성의 삶을 다뤘지만 관객층이 아줌마에만 국한 된 것은 아니다. 엄마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최용운(26)씨는 “엄마가 왜 자주 깜빡깜빡 하시는지 이유를 알았다. 그 동안은 엄마에게 신경질만 부리는 나쁜 아들이었는데 이제는 엄마를 더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가족들이 함께 공연을 보면 더욱 행복해질 수 있는 공연인 것 같다는 추천의 메시지를 전했다는 후문이다.
뮤지컬 ‘메노포즈’는 ‘폐경기’라는 공통된 고민을 가진 4명의 여성이 우연히 백화점 란제리 세일 코너에서 만나 남들에겐 선뜻 말할 수 없었던 수많은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으면서 시작되는 여성의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가족 모두를 위한 공연이다. 이들의 키워드는 ‘The Change!’ 여성의 제2의 탄생을 행복하게 맞이하자는 것이다. 흥겨운 춤과 노래, 그리고 진솔한 대사를 듣다 보면 100분이라는 공연시간은 쏜살같이 지나간다.
관객으로 공연장을 찾았지만 어느새 무대의 주인공이 되어 인생의 담론을 나누고, 자신의 일생을 한번 더 돌이켜봄으로써 자신감으로 충만케 만드는 뮤지컬 ‘메노포즈’, 이제는 ‘누구의 엄마’가 아닌 ‘나의 이름’을 찾아 인생의 활력을 띄울 수 있는 아줌마들의 즐거운 반란을 기대해본다.
한편, 아줌마가 미치는 뮤지컬 ‘메노포즈’는 내년 1월 31일까지 명동 해치홀에서 공연되며 ‘메노포즈’를 후원하는 ‘풀무원건강생활’ 홈페이지에서 쿠폰을 다운받아오면 20% 할인 혜택도 주어진다. 문의: 02-744-258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