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절상이 한국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지만, 원화가치도 동반 상승하며 그 효과는 제한적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4일 한국무역협회 국제무역연구원은 기획재정부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위안화 절상 관련 논의와 우리 무역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 이 같이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올해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하고자 금리 인상을 포함한 출구전략의 큰 틀 속에서 점진적으로 위안화를 절상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위안화 절상 가능성은 낮지만, 본격적인 출구전략논의가 시작되는 6월 캐나다 G20정상회담 이후 중국 정부는 위안화 1일 변동폭(현재 ±0.5%)내에서 외환시장 개입을 통해 연 3∼5% 수준으로 점진적인 위안화 평가 절상을 시도할 것이라고 무역연구원은 전망했다.
특히 이 같은 위안화의 움직임은 원화가치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실제 위안화가 절상되던 2005년부터 2년간 위안·달러 환율이 떨어지자 당일 원·달러 환율이 함께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따라 무역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은 우리나라 수출제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져 디스플레이, 무선통신기기 등 중국 내수시장을 겨냥한 소비재 수출이 소폭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위안화 절상으로 인한 소득효과로 중국인들의 구매력이 증대됨으로써 중국 내수시장의 수출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무역연구원은 "이들의 비중이 대중 수출의 6%에 불과해 수출확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가격경쟁력이 있더라도 우리나라와 중국의 가격ㆍ품질 격차가 커 국내 상품으로 대체되는 효과는 미미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중국을 제외한 우리나라의 수출도 가격경쟁력을 가질 수 있지만, 절상폭이 작다면 이러한 효과도 제한적일 것이라고 무역연구원은 설명했다.
특히 위안화 절상은 중국의 수출 둔화로 이어지며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93%를 차지하는 가공무역용 원자재ㆍ자본재의 수출이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더해 무역연구원은 "철강판, 정밀화학원료, 석탄, 비철금속, 컴퓨터 등 중국에서 수입하는 원부자재의 원가 상승할 것"이라며 "국내 수입기업의 수익은 악화될 가능성이 많다"라고 밝혔다.
또한 어류, 목재류, 곡물 등 1차상품과 완구, 가방 등 저가 소비제품의 가격상승은 국내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작용하며 서민가계지출의 부담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는 게 무역연구원의 설명이다.
보고서는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환율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정치적인 타협을 이룰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이봉걸 무역협회 수석연구원은 "위안화 절상을 둘러싼 미국과 중국 간의 환율분쟁은 4월에 있을 미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여부와 핵안보정상회의가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양국 모두 환율분쟁은 세계경제에 악영향을 끼치고 공멸할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하고 있어 자존심을 지키는 범위 내에서 협력관계를 모색할 것"이라고 봤다.
이 연구원은 또한 "중국 수입품 가격의 상승으로 인한 서민물가 상승 압력을 대비할 필요성이 있다"며 "중국 내수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전략을 모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