헝가리, 중도우파 3분2 거대 여당 등장

IMF체제에 편입된 헝가리에 경제 성장을 내세운 제1야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했다.

헝가리 총선은 1, 2차 투표를 합쳐 제1야당 중도우파인 피데스(Fidesz·젊은 민주당원 동맹) 당이 전체 386석 중 263석을 차지해 개헌선인 3분의 2 의석을 확보했다. 이로써 피데스당은 8년 만에 재집권에 성공했다.

헝가리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5일 오후 9시(현지시간) 현재 97%가개표된 가운데 피데스는 1, 2차 투표를 합쳐 전체 386석 가운데 263석을 차지했다.

이로써 피데스는 의회에서 단독으로 헌법개정안을 가결할 수 있는 3분의 2 의석보다 5석 많은 의석을 확보했다.

앞서 치뤄진 1차 투표에서 과반 의석인 206석을 이미 확보한데 이어 1차에서 과반 득표를 하지 못한 121석에 대한 2차 투표에서 완승을 거뒀다.

집권 여당인 사회당(MSZP)은 59석으로 소수 야당으로 전락했으며, 극우 정당 요빅(JOBBIK, 더나은 헝가리를 위한 운동)이 47석, 녹색정당인 LMP(차별화된 정책당)가 16석을 차지해 의회 진출에 성공했다. 나머지 1석은 무소속 후보가 차지했다.

유권자들은 새로운 정부에서 더 많은 일자리 창출과 신속한 경제회복을 바라는 가운데 피데스는 경기침체 타개와 이를 위한 지방정부의 효율화 등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피데스는 이번 총선에서 군소 정당인 기독민주당과 공동 후보를 내며 3분의 2 의석을 확보, 공산정권 붕괴 20년 만에 처음으로 단독정부를 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개표직후 이날 저녁 8년만에 총리직 복귀를 앞둔 오르반 빅토르(46) 피데스 총재는 지지자들에게 “오늘 투표소에서 혁명이 일어났다”며 승리를 축하하고 “앞으로 헝가리에는 이제까지 상상하지 못한 대변혁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 르반 총재는 이번 선거에서 “최우선 정책은 경제성장이라며 향후 10년간 일자리 100만개 창출, 세금감면, 공공부문 구조조정 등을 공약을 내걸었었다.

선거 전문가들은 IMF 구제금융에 따른 집권 사회당의 긴축 정책으로 지난해 경제성장이 6.3% 마이너스에 빠지고 실업률이 11.4%에 달하는 등 극심한 경기난을 겪으면서 국민들이 경제 성장을 약속한 우파 정부에 몰표를 던진 것으로 풀이하고있다.
 
또 집권 사회당 정치인들이 국가 경제는 뒷전이고 부정한 방법으로 자기 호주머니 채우기에만 급급했다는 불신도 피데스의 압승에 한 몫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각에서는 피데스가 `경제 성장'을 중시하겠다고 다짐했지만 IMF 체제에 있는 한 재정적자 관리도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도 피어오르고 있다.

헝가리에 진출한 한국 기업 등 외국계 기업들은 구체적인 내용 없이 기업환경을 개선하겠다고 약속한 피데스의 공약에 대해 아직은 조심스러운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