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에 취임한지 30일자로 꼭 한 달째다. 취임식에서 그는 '시장과의 소통'을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1일 열린 취임식에서 그가 강조한 것은 '오해없는 정보 전달'이다. 취임 전 그가 "정책방향에 대한 최종 선택은 대통령이 하는 것"이라고 말해 국내 금융 시장이 한바탕 꿈틀댔던 것을 의식한 셈이다.
자신에게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에 대해 새삼 다시 인식한 듯 그는 9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기자간담회에서 기자들의 질문 하나하나에 10분 이상의 시간을 소요하며 자신의 뜻을 최대한 이해시키려 했다. 그는 자신의 말 한마디를 파고드는 언론계에 대한 부담을 드러내며 "주저없이 제 의견을 말하는 것은 이해도를 높이기 위한 간극을 좁이기 위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그가 강조한 '소통 활성화'는 시장에서 보다 한은 '내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우선 총재 집무실과 임원인 부총재보 사무실 사이에 핫라인이 설치됐다. 종전에는 총재와 같은 층에 있는 부총재보와 통화하려면 두 명의 비서를 거쳐야 했지만, 이 비효율을 대폭 축소했다. 총재가 버튼만 누르면 바로 부총재보에게 연결된다. 중간과정 없이 '직접' 이야기를 하겠다는 뜻이다.
19일에는 국·실장회의에 참가해 '내부의 벽'을 없애라고 당부했다. 그는 "제대로 된 한은 내부의 소통을 위해 국장과 팀장 간에는 물론이고 팀원 간에도 소통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정보공유를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다.
금융 시장과의 소통을 위해 그가 선택한 방법은 '모호한 화법'이다. 자신의 말에 시장에서의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을 한 번 겪은 김 총재는 20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총재가 너무 분명하게 말하면 이런 쏠림이 더 심해질 뿐"이라고 말했다. 경제계의 이목이 집중된 기준금리 인상 등 정책 방향성을 구체적으로 제시해 시장이 미리 움직이도록 하기보다는 기대나 해석이 다양하게 존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시장과의 긴장성을 유지하겠다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그는 ‘김중수’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 보다는 한은 총재로서 발언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총재는 "금통위 의결에 따라 기준금리 2%가 적절하다고 결정되면 나는 적절하다고 말한다"라며 스스로 금통위의 대표라고 여긴다는 생각을 강하게 드러내기도 했다.
4년의 임기 동안 겨우 한 달이 지났다. 그의 입장이 어떻게 변화할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지금은 “시장과의 간극을 좁히겠다”는 태도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