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시장이 애플의 ‘아이폰4’와 삼성전자의 ‘갤럭시S’의 구도로 흘러가는 모습이다. 당초 아이폰 열풍에 대항하기 어려우리란 예상과 달리 갤럭시S는 기기 자체만을 봤을 때 아이폰4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았다. 기대에 비해 아이폰4에서 크게 달라진 부분이 없다는 것도 이러한 평가에 한 몫했다.
최근엔 인도에서 런칭 행사도 가졌고, 공중파 광고 시작과 함께 출시 가격도 공개되면서 기존 스마트폰 사용자나 신규 사용자들도 갤럭시S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석으로 밀렸던 것과 비교하면 확실히 좋아진 모습이다.
그런데 21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문제가 생겼다. 삼성은 갤럭시S의 오스트리아 시판 행사를 알리면서 갤럭시S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아침부터 길게 줄을 서고 있다고 전했다.
언론들은 일제히 이를 받아적었고, ‘문전성시’, ‘인산인해’와 같은 표현들이 난무했다. 기사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갤럭시S가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구나’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그러나 한 네티즌이 현지 언론 기사를 찾아보고 사실은 갤럭시S 50대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진행된 것임을 밝히자 삼성은 바로 꼬리를 내리고 트위터를 통해 사실을 정정했다. 과욕이었는지, 의도적인 누락이었는지는 몰라도 잘 나가던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은 것임은 분명하다.
삼성이 이번 일을 단순히 해프닝으로 여기고 넘어간다면 곤란하다. 수많은 언론을 통해 보도자료를 배포하고, 겨우 트위터로 정정하고나서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히려 이러한 과도한 언론 플레이가 문제가 될 수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한국의 아이폰 열풍에는 삼성의 이러한 태도에 대한 반감도 작용했다. 삼성의 기기들에 대해 긍정적인 사람들도 삼성의 태도 때문에 애플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건은 그러한 이미지를 더욱 강화시킬 것이다.
제품만 잘 만든다고 해결될 일이 아니다. 삼성은 왜 많은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삼성 스마트폰에 냉소를 보내는지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다.
글ㅣ산업부 최재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