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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가항공, 동남아 본격 진출

저가항공사들이 홍콩·필리핀 등 동남아 관광노선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대형항공사들과의 경쟁이 치열해 질 전망이다.

진에어·제주항공·에어부산 등 저가항공사들은 지난 2일 국토해양부로부터 홍콩·필리핀·마카오 등 동남아 인기 관광노선에 대해 운수권을 배분 받았다. 이들 노선에 이르면 6개월 내 늦어도 1년 이내에 취항하게 된다.

이는 저가항공이 출범 5년만에 안정적으로 항공시장에 안착했다고 인정받은 것이다. 그동안 이들 항공은 국내선과 일본·태국 일부 지역 노선에 집중했던 것을 넘어 본격적으로 세계 시장에 뛰어들게 됐다.

실제 저가 항공사 4곳 중 2곳이 올 상반기 처음으로 영업이익을 내고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취항 2주년을 맞은 진에어는 상반기 500억원 매출에 21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현재 국제선 인천~방콕과 인천~괌을 정기편 운항 중인 진에어는 하반기에 인천~클락과 인천~마카오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부산에 기반을 둔 저가항공사 에어부산도 진에어보다 50억원가량 많은 55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부산~후쿠오카와 부산~오사카를 취항 중인 에어부산은 하반기에 부산~필리핀 노선을 추가할 계획이다. 2008년 10월 취항한 에어부산의 이번 흑자 전환은 저가항공사 가운데 최단기간에 이뤘다.

2006년 6월 취항한 제주항공은 올 상반기 중 전년 동기보다 81% 늘어난 664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현재 인천~방콕과 인천~기타큐슈, 인천·김포~오사카, 김포~나고야노선을 운항 중인 제주항공은 하반기에 홍콩과 필리핀 노선 운항을 계획하고 있다.

작년 1월 취항한 이스타항공은 취항 1년 만에 5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달성했다.

이렇게 저가항공사들의 동남아 인기 관광 노선 항공편 운용에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등이 긴장하게 됐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필리핀 세부, 마닐라 지역에 항공기를 띄우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필리핀 클락 지역에도 항공편을 운용하고 있다. 홍콩에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다 들어가고 있다.

대형항공사들은 저가항공사들의 동남아 노선 취항이 기존 수요를 나눠먹기 하는 것이 아니라 잠재된 수요를 이끌어내는 효과를 낳길 바라고 있다.

그러나 저가항공사들의 국내선 성적으로 미뤄 봤을 때 대형항공사들은 동남아 노선 역시 수익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인기 노선인 김포~제주 구간의 경우 저가항공사들이 현재 46.9%까지 점유율을 끌어올린 상태다.

저가항공사 관계자는 "동남아 노선에 여행객 수요가 증가하고 있고, 저가항공사들은 대형항공사의 80% 수준으로 운임을 받기에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며 "결국 대형항공사는 장거리 노선위주로, 저가항공사는 중단거리 노선 위주로 운영하는 시장 세분화가 이뤄지지 않겠냐"고 전망했다.

한 대형항공사 관계자는 "저가항공사들은 관광객 위주로, 기존항공사들의 비즈니스 고객 등 타깃이 다르기에 큰 영향을 없을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