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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무 LG그룹 회장, "마지막 승부수를 던지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던졌다. ‘Stick to the basic!’ ‘기본에 충실하라, 시장이 형성되면 그때에 가서도 늦지 않다’며 서두르지 말 것 을 강조해 왔던 구 회장이 미래 먹거리로 2차전지를 들고 나왔다.

그것도 국내가 아니라 미국에서다. 항상 인화를 내세우며 일을 즐기라는 구 회장의 평소 정중동 모습과는 달리 미래를 내다보는 그룹 총수로서 마지막 공격적인 승부수를 던졌다. 사실 LG그룹은 GS그룹과 분가 이후 모범적인 지주회사 체제를 갖추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 왔다. 하지만 전자, 텔레콤, 화학 등 그룹의 주력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는 못했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한 돌파구를 ‘그린 경영’에서 찾았다. 오는 2020년까지 그린 경영에 20조원을 투자하는 ‘그린 2020’ 전략을 확정했다. 그린 사업장 조성, 그린 신제품 확대, 그린 신사업 강화 등이 골자다.

우선 LG는 ‘그린 경영’을 위해 오는 2020년까지 그린 신제품 개발 및 신사업 발굴 등에 1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아울러 제조공정의 그린화 및 그린 신사업 설비 구축 등 관련 설비투자에도 10조원을 투자키로 했다. 2015년까지 그린사업 R&D투자와 설비투자에도 7조원을 투입키로했다. 그 첫 결과물이 바로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 전기자동차 배터리 생산공장 건립이다. 기공식에 오락 오바마 대통령이 참석해 의미를 더한 것도 구 회장의 그룹경영에 대한 열정의 소산이라는 것이 재계의 평가다.

◆ 친환경 분야 신성장동력으로

구본무 회장은 LG그룹이 GS그룹과 분리된 후 내실강화 경영을 펼쳐왔다. 1948년 이후 62년여에 걸친 구-허씨의 동업 관계를 2005년 청산하고 조직다지기에 심혈을 기울인 것이다. 때문에 공격적인 전략보다는 안정성 위주로 경영을 이끌어 왔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구 회장은 LG그룹을 정보통신 제조업에 주력하는 한편 1990년대부터 추진한 2차전지 사업에 총력을기울였다. 노트북 배터리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자동차 배터리 시장으로 영역을 확장, GM에 이어 포드의자동차에도 2차전지를 독점 공급하게 됐다. 구 회장의 승부수는 여기서멈추지 않고 있다. LG그룹은 친환경사업에 초점을 맞춘 ‘그린 웨이’ 전략으로 신사업을 개발하고 있다.

◆ 뚝심의 결정으로 2차전지 석권

LG화학의 2차전지 성공은 다시한번 구본무 회장의 ‘뚝심 경영’이바탕을 이룬다. 2001년 LG그룹 회장과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진이 모인 자리에서 LG화학의 2차전지 사업이 난도질을 당했다. LG은 1990년대부터 2차전지 연구개발을 했지만 일본 제품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었다. 구 회장은 최고경영진들의 비판에도 2차전지 사업에 대한 지지를 보였다. 이것이 바탕이 돼LG화학은 2001년 세계 최대 용량인2400mAH(밀리암페어)급 원통형 고성능 리튬이온전지를 양산했다. 이를 계기로 LG화학은 애플사로부터 품질 승인을 받았으며 HP 등 세계 유명 노트북 생산업체에 배터리를 공급하면서 시장의 주도권을 쥐기 시작했다. LG화학은 노트북 배터리 시장에서의 성공을 넘어 전기자 배터리로 영역을 확대했다. LG화학의 배터리를 단 전기자동차가 2002~2003년 미국 콜로라도에서 열린 ‘파익스 피크 인터내셔널 오토 랠리’에서 연속 우승한 것을 시작으로 2004년엔 미국 에너지부와 3대 자동차업체의 배터리 개발 컨소시엄 개발 프로젝트를 수주했다.

지난해 1월 제너럴모터스의 전기차 볼트의 배터리 공급업체가 돼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이런 성공은 구 회장의 20년 가까운 집념이 자리잡고 있다. LG화학이10년 먼저 사업을 시작한 일본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선두주자가 될 수있었던 데는 구 회장의 뚝심 경영이주효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