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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그룹,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

STX그룹,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
글로벌 3대 생산거점을 둔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 중심으로 잇단 초대형 프로젝트 추진

한국 기업들의 매출액 자료를 분석할 수 있는 1965년을 기준으로 매출액 순위 100대 기업 중 80%가 넘는 기업들이 10년 후인 1975년 100대 기업 목록에서 사라졌다. 그리고 약 10%의 기업만이 2009년까지 그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한때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고 있던 기업들이 꾸준히 그 지위를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또한 10년 만에 재계 10위권에 들어가는 것은 더욱더 어려운 일이다.

지난 2001년 세워진 STX 그룹의 성장은 도전의 역사다. 10년 전, 외환위기 직후 퇴출됐던 쌍용중공업(현 STX엔진) 사장이었던 강덕수 회장은 2001년 전 재산 20억 원을 투자해 아무도 거들떠보지 않던 회사를 인수했다. 그 후 9년 만에 재계 12위(공기업 제외)의 그룹으로 키워냈다. 인수합병(M&A)과 경영 혁신을 통해서였다.

특히 STX그룹은 '꿈을 세계에서 이룬다'는 경영방침 아래 매출의 90%를 해외에서 달성하고 있는 세계적 기업이다. 이에 STX는 한국뿐 아니라 중국·유럽을 잇는 3대 글로벌 생산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STX의 경영무대 세계 시장을 상대로 하기에, 최근 CNN International에 그룹광고도 진행했다. 조선해운 업계에서 전통적으로 강한 유럽과 잠재기회가 가장 크다고 평가 받는 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의 브랜드 파워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STX는 올해를 지난 10년의 성장을 다지고 동시에 새로운 10년의 도약을 준비하는 원년으로 정하고, 해운·조선·기계 사업의 안정 성장과 동시에 플랜트·에너지 및 자원개발 사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STX는 이를 위해 전 세계에 걸쳐 구축한 글로벌 네트워크의 역량을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 CFO 출신 강덕수 회장, 뛰어난 전략가

오늘의 STX를 만든 건 조선과 해운이다. 2001년 대동조선(현 STX조선), 2004년 초 범양상선(STX팬오션)을 인수하면서 그룹 기초가 잡혔다.

특히 M&A를 한 뒤 투자금 회수에 나서는 강덕수 STX그룹 회장의 빠르고 정확한 판단은 그룹 성장의 큰 역할을 담당했다. 2001년 1000억 원으로 대동조선을 인수했을 때도 곧바로 HSBC에 지분 15%를 액면가의 3배 금액으로 팔아 넘겼다. 1년 반 뒤에는 지분 30%를 상장(IPO)해 1810억 원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투자액을 모두 뽑고도 100억 원이 남았다. 2004년 범양상선을 사들였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3년 후 싱가포르에 상장해 4000억 원 이상을 거둬들였다.

'공격적인 인수합병→재빠른 투자금 회수→투자기회 모색'으로 이어지는 '강덕수식 투자 기법'은 2007년 아커야즈(현 STX유럽)를 인수한 뒤에도 계속되고 있다. 2008년 말 STX유럽의 프랑스 조선소인 STX프랑스크루즈의 지분 33.3%를 프랑스 정부에 4000억 원을 받고 매각한 데 이어,이번엔 STX유럽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의 해외 증시 상장에 나선 것이다. 이는 강덕수 회장이 CFO 출신이기에 생각해낼 수 있었던 전략이다.

이러한 전략은 그룹의 성장으로 이어져, 강덕수 STX그룹 회장은 지난달 노르웨이 해운전문지 트레이드윈즈가 발표한 '세계 해운업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100인'에서, 64위에 랭킹되기도 했다.

◆ 조선사업 부문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완료…생산거점 간 시너지 창출 본격화
 
현재 STX는 조선 기계, 해운·무역, 플랜트·건설, 에너지 등 4개 사업 부문을 축으로 국내 주요 사업장 및 80여 개의 해외지사를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지구촌 곳곳에서 세계 최고 '월드 베스트 기업'이라는 목표를 향해 글로벌 비즈니스를 수행중이다.
 
특히 지난해 한국-중국-유럽을 잇는 글로벌 3대 생산 네트워크 구축을 완성하며 일반 상선에서부터 여객선, 해양플랜트 및 방산용 군함까지 조선 4대 분야 전 선종을 건조하는 '글로벌 종합 조선그룹(Global Total Shipbuilding Group)'으로 도약했다.
 
STX는 올해 글로벌 생산거점의 시너지 극대화에 역량을 집중하는 한편, 핵심 원천기술 확보와 함께 전 선종을 건조할 수 있는 종합조선소의 장점을 살려 해외 신시장 개척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STX조선해양은 해양플랜트, 특수선 등 신규 사업에 내부 역량을 더욱 집중하는 한편, 미래 고부가가치 선박 경쟁력 확보를 위한 R&D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STX유럽은 지난해 해양플랜트·특수선 사업부문에서 쇄빙예인선, 핼리콥터 캐리어, 극지방 해양탐사선, 해양작업지원선 등을 잇따라 수주하는 성과를 거둔 만큼, 올해에도 이 분야에서 적극적인 수주 활동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크루즈선 사업 부문은 지난해 신규 발주 계획을 머뭇거렸던 크루즈 선사들이 올해 발주를 재개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본격적인 실적을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최근 STX조선해양과 STX유럽이 협력해 완료한 쇄빙 셔틀 LNG선, 쇄빙 컨테이너선의 선형 개발 프로젝트와 같이 R&D를 비롯해 마케팅, 구매, 조달 등에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간 본격적인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첫 선박을 성공리에 인도하며 중국 현지 선박 건조 시대를 연 STX 다롄 생산기지는 다롄과 푸순 지역에 대규모 엔진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중국 현지 지주회사 설립을 통해 경영효율성도 대폭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
 
STX 다롄 생산기지는 올해에도 벌크선, 유조선,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등 주력 선종 건조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일관생산체제의 장점을 십분 살릴 수 있는 안정적인 시스템 구축에도 주력할 방침이다.
 
◆ 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 잇단 초대형 플랜트·해외건설 프로젝트 추진
 
STX그룹의 글로벌 경영은 조선해운 분야는 물론 플랜트·건설, 에너지 분야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STX그룹이 미래 신성장 동력 확보의 일환으로 오랜 기간 준비해 온 중동·아프리카 등 신흥시장에서의 활약이 돋보인다.
 
지난해 STX는 아프리카 가나정부로부터 100억불 규모의 초대형 주택단지 건설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며 국내업체가 해외 단일 사업으로 수주한 공사 가운데 최고 금액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 착공해 2015년 완공을 목표로 하며, 건설된 주택은 가나의 고질적인 주택난을 상당부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TX는 지난해 아프리카 가나에서 수한 100억불 규모 주택 건설 사업과 함께 상업시설·병원·호텔 등 사회간접시설 건설 작업을 포함한 사업 프로젝트를 구축했으며, 지난 3월 한국을 방문한 존 드라마니 마하마(John Dramani Mahama) 가나 부통령과 인프라 구축, 플랜트, 에너지, 조선, 물류 등으로 사업 다각화하자는 포괄적 MOU도 체결했다.
 
아프리카와 함께 중동 역시 STX의 핵심 공략 지역이다. STX는 특유의 도전적인 행보로 중동 지역의 전후 복구사업에 적극 진출하고 있다. STX그룹은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제 신도시 자잔(Jazan) 지역에 건설할 2억 불 규모 철강 플랜트를 수주하며 중동시장 진출에 시동을 걸었다. 또한 올해 1월과 2월에는 총 규모 62억 달러에 달하는 일관공정 제철단지와 복합화력발전소, 복합석유화학단지 및 기반 시설 건설 등에 대한 MOU를 연달아 체결했다.
 
STX는 이라크에서 진행하는 모든 사업을 턴키(Turn Key) 방식으로 추진, 세계적인 기술력을 입증하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이라크 전후 복구 사업에 주도적인 역할을 펼치고 있는 STX는 앞으로 중동 지역 플랜트 시장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2월 STX중공업은 최근 멕시코 인디그룹(Grupo Indi)과 멕시코 라싸로 까르데나스(Lazaro Cardenas) 항에 연간 처리용량 380만 톤 규모의 LNG인수 터미널을 건설하는 내용의 공동개발협약(JDA, Joint Development Agreement)을 체결했다. 총 7억불의 사업으로 중남미지역 플랜트 시장에 처음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
 
◆ 글로벌 인재 육성 적극
 
STX는 글로벌 인재 육성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STX그룹은 올해 상반기 처음으로 인턴 채용을 시작한 이래 해외 주요 산업현장에서 글로벌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글로벌 인턴십'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STX가 미래 신성장동력 사업으로 적극 추진 중인 플랜트, 해외건설 사업부문의 글로벌 사업현장인 중동, 아프리카 등지에서 예비 인재들에게 실무 경험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글로벌 파이오니어'를 통해서는 기존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프로젝트 공모 및 성장가능성 등의 심사를 거쳐 선발하여 터키, 두바이, 인도 등 세계 10개국 현지로 직원들을 파견한다. 선발된 직원들은 파견 기간 동안 해외 신시장 개척, 해외 신규 사업 확대를 위한 기회발굴을 비롯해 해외지사 지원 업무와 현지 관련 정보 수집 등 다양한 해외업무를 경험하며 글로벌 역량을 강화하게 된다.

이외 STX 장학재단은 해외 유학 장학생들을 선발, 개인당 연간 5만 달러의 장학금도 지급하는 등 글로벌 인재 육성에 많은 관심을 쏟고 있다.

◆ 2020년 매출 1천억 달러…3가지 분야서 세계 1위

강 회장은 지난달 '2010년 상반기 경영전략회의'에서 2020년 매출 1000억불 구현을 위한 제품 관점의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전략적 큰 틀 하에서 공략사업과 버려야 할 사업을 명확히 해 향후 10년의 사업구조를 확고히 해야 할 것"이라며 "최소 3가지 이상의 사업영역에서는 세계 1위 지위를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올해는 창업 이후 성장을 다지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경기 변화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는 전 계열사가 체계적이고 유기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를 위해서는 조선·기계·해운 사업을 더욱 강화하고 신성장동력인 에너지·건설·플랜트 사업을 확대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회장은 "선별적 자원 집중과 이를 통한 성공적인 해외사업 이행"을 이 성장전략의 핵심으로 꼽으면서 "특히 신규시장의 잠재성까지 발굴하는 기존 '토탈(Total) 시장진출 전략'의 바탕 위에 체계적 자본전략을 효과적으로 결합하는 통합 마케팅을 실천함으로써 현지 진출 효과를 극대화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그룹 관계자는 "창업 이후 임직원들이 '월드베스트 기업'을 목표로 쉼 없이 정진해왔다"며 "2010년을 향후 2020년 매출 1천억 달러 달성이라는 재도약을 위한 변혁의 원년으로 삼고 모든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STX그룹은 2020년 매출 1천억 달러 달성을 위해 올해 출범한 미래전략위원회를 중심으로 구체적인 실행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내년에는 이를 기반으로 '비전 2020'을 채택, 선포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