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21세기 '美 최고 소득 CEO' 오라클社 래리 엘리슨

소프트웨어 회사인 오라클의 래리 엘리슨 CEO(사진)가 21세기에 가장 돈을 많이 벌어들인 미국 기업인으로 선정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1999~2009년 미 기업인의 연봉·보너스·스톡옵션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 '21세기 최고 소득자 25'를 발표했다.

래리 엘리슨이 10년 새 벌어들인 돈은 18억3570만달러(약 2조1690억원). 연봉(670만달러)과 보너스(4160만달러)는 총수입의 3%도 안 된다. 대부분의 수입이 스톡옵션으로 받은 주식의 가격상승으로 인한 평가이익(17억7830만달러)이다.

2위는 인터넷 여행포털 익스피디어를 소유한 인터랙티브사 CEO 배리 딜러. 소득 11억4290만달러 중 대부분을 스톡옵션(11억달러)으로 획득했다.

3위는 석유회사 옥시덴틀 페트롤리엄의 레이 이라니(8억5710만달러), 4위는 애플의 스티브 잡스(7억4880만달러), 5위는 금융회사 캐피털원의 리처드 페어뱅크(5억6850만달러)였다. 잡스는 암 치료 후 회사로 복귀한 1997년부터 '연봉 1달러'를 고수하고 있지만 2003년 받은 '제한부 주식(restricted stock)'으로 6억4660만달러를 챙겨 최상위권에 포함됐다.

투자사인 버크셔 해서웨이 워런 버핏(Buffett) 회장, 마이크로소프트(MS) 빌 게이츠(Gates) 전 회장 등 '소문난 부자'들은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

WSJ은 "버핏은 투자로 이윤을 얻을 뿐 연봉은 아주 미미하다. 아울러 게이츠 전회장은 2000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 이번 분석 대상에서 제외됐다"고 전했다.

한편 CEO가 막대한 돈을 챙겨가는 10년 사이 주가가 하락, 투자자들은 손해를 본 기업은 7개에 달했다.

하버드대 법대 제시 프리드(Fried) 교수는 WSJ에 "CEO와 주주의 이윤이 큰 폭으로 벌어지는 일은 매우 유감스러운 현상"이라며 "스톡옵션은 '기업인과 투자자가 같은 배를 탄다'는 취지로 도입돼 1990년 이후 확대되고 있지만 제대로 된 성과도 없이 수입을 챙겨가는 기업인이 아직 부지기수"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