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이블 접시에 컬러풀한 색을 입혀 전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는 185년 전통의 프랑스 테이블웨어 기업 아크인터내셔널(ARC INTERNATIONAL) 한국 강성환 대표를 만났다.
프랑스 Pas-de-Calais(빠 데 깔레)지방 아크(Arques)시에 본사를 두고 있는 아크 인터내셔널은 2008년 기준 12억 유로의 매출과 13000명의 직원의 글로벌 기업이다. 1825년 설립 이래 180여 년 간의 유리 제조에 관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전세계 160여 개국에 테이블웨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Luminarc(루미낙), Chef & Sommelier(쉐프앤소믈리에), Arcoroc(아코록), Cristal d’Arques Paris(크리스탈닥파리)의 브랜드가 있으며, 유리·도자기·스테인리스 소재로 식기류·조리용구·할로웨어(금속제식기류)·커트러리·와인글라스 라인 등 모든 종류의 테이블웨어 라인을 출시한다.
현재 5개 대륙에 생산공장(프랑스, 스페인, 미국, 중국, 아랍에미레이트) 및 유통 자회사(프랑스, 영국, 스페인, 호주, 멕시코, 브라질, 일본)를 보유하고, 세계 각지에 지사를 두고 있다.
*아크 인터내셔널은 무엇을 판매하는 회사인가?
우리 회사의 브랜드들은 Luminarc(루미낙), Chef & Sommelier(쉐프앤소믈리에), Arcoroc(아코록), Cristal d’Arques Paris(크리스탈닥파리)가 있다.
세계160 여 개 나라에 판매되고 있는 대표적인 브랜드인 루미낙은 디너웨어·쿡웨어·드링크웨어·키즈 전용그릇 등 폭넓은 제품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으며, 패션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디자인과 컬러로 테이블웨어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루미낙은 아크 인터내셔널만의 'Fully tempered'(풀리 템퍼드) 공법을 사용해 일반 유리 제품보다 3~4배 이상 충격에 강하며, 루미낙 그릇의 뒷면에 표시된 코끼리 마크가 이 기술을 상징한다. 20대 후반 부터 50대 중반의 주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사랑을 받고 있다.
쉐프앤소믈리에는 와인 애호가와 미식가를 위한 전문화된 브랜드로, 신선한 디자인과 신소재로 전문화된 와인 글라스류·디너웨어·커트러리·할로웨어로 구성된 식기류 등이 있다.
크리스탈 다크 파리는 화려하고 프랑스적인 감성이 물씬 풍겨나는 유럽 감각의 전문화된 크리스탈 브랜드다.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이 특징으로, 화려한 느낌의 크리스탈 제품에 식상하거나 다소 부담을 느껴온 젊고 감각적인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 크리스탈 닥 파리의 크리스탈 제품은 고순도의 규사를 사용기에 크리스탈의 퀄리티가 매우 뛰어나며, 24%의 산화연(pbo)을 포함하고 있어 높은 투명도와 맑은 소리를 자랑한다. 특히 크리스탈 속의 거품 수를 최소화하는 특수 공법을 통해, 두께는 더 얇으면서도 쉽게 깨지지 않도록 제조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전문가가 만든 푸드서비스 전용 테이블웨어인 아코록, 유럽·아프리카·중동 지역에서만 판매되고 있는 파이렉스가 있다.
*아크 인터내셔널은 200여 년 동안 지속되고 있는 장수 기업이다. 활발하게 사업을 펼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
지역사회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창업주의 정신이 꾸준히 유지되며, 회사가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창업자 가문인 뒤랑 가(家)는 항상 돈만 쫒아가는 사업이 아니라 기업과 지역이 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모토하에 비즈니스 의사 결정을 해왔기에 지역사회의 신뢰를 얻을 수 있었다. 그렇기에 아크 인터내셔널이 글로벌 회사임에도 불구하고 기업 이윤 추구에서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기업 공개도 하지 않고 ‘가족 기업’을 유지했다. 2007년 창업자 가문의 오너 3세가 별세한 뒤에는 9명의 임원진으로 구성된 '경영위원회'가 경영을 맡고 있다. 이들의 의사결정 기준 또한 '창업 정신'이 최우선이다.
두 번째로 아크 인터내셔널은 시장과 소비자의 필요에 항상 귀를 기울였다. 베스트 셀러가 영원한 베스트 셀러일 수는 없다. 소비자가 무엇을 원하고 시장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 주의를 기율이면서 소비자 시장 니드에 맞는 것을 개발하고 론칭시켜 왔었다. 이것이 회사가 장기적으로 갈 수 있었던 전략중 하나다.
또한 소비자의 인식 속에 시장에서 최초가 되는 제품을 선보이는데 노력했다. '최초'는 경쟁사와 차별화된 제품의 기능이 될 수 있고 디자인이 될 수도 있다. 소비자가 봤을 때 이것은 지금까지 봤던 것과는 다르다는 인식이 중요하다. 예를 들자면 잔잔하고 하얀 본차이나가 아니라 칼라풀한 루미낙 접시가 시장에 선보였을 때, 소비자들은 "칼라풀한 그릇을 통한 테이블 세팅으로 나만의 개성을 연출할 수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고전적인 컬처에 신바람 불러 넣었던 것이다.
또 하나 예를 들자면 1997년도에 저희가 콱스(KWARX)라는 친소재를 선보였다. 사람들이 크리스탈을 좋아하는데, 납이 들어가 있다는 단점이 있다. 레드크리스탈은 24%의 산화납이 들어가 있다. 물론 마시는 중 납이 나오는 경우는 없지만, 식기세척기를 돌리면 납이 나올 수도 있다. 이에 우리는 2년 만에 콱스를 개발, 크리스탈보다 훨씬 더 투명도가 높으며, 강도면에서도 훨씬 강한 제품을 선보였다. 와인잔같은 경우 웬만해서는 잘 안 깨진다. 산화납이라는 유해물질도 없앴으며, 생산단가도 30% 낮춰 값도 줄였다.
네 번째는 비즈니스 파트너쉽 즉 커트머와의 관계를 중요시 했다는 점이다. 글로벌 기업하면 갑과 을의 관계에서 컨트롤하는데, 우리는 항상 파트너쉽의 관계에서 일했다. 그들의 의견을 존중하며, 파트너쉽을 가지고 오랫동안 비즈니스 하는 것을 목표로 커트머들에게 제품에 대한 교육으로 제품 이해도도 높이고 있다. 그 다음은 고객관리다. 이런 이유들로 아크인터내셔널이 오랫동안 유지될 수 있었다.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가장 먼저 꼽았는데, 지역사회와의 공동체 의식이 강한 것 같다.
지역이름이 아크라, 회사 이름도 아크다.
우리 기업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지역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무엇인가를 찾던 중 회사가 세워졌다는 것이다. 현재 8천명의 직원들이 아크 본사에서 일을 하는데, 대부분이 지역주민들로 패밀리가 같이 일하는 경우도 많다. 기업 자체가 사람을 중요시하기에, 지역사회 커뮤니티와의 상생하는 기업전력과도 맞아 떨어진다.
재작년 말부터 전세계적인 불황에 아크 인터내셔녈도 작년에 좀 다운됐었다. 이에 인원 감축이 아니라, 일하는 시간을 조금씩 줄여 아픔을 공유하면서 같다. 풀타임에 비해 급여는 줄어들었지만, 어려운 시기 극복하자는 취지로 다 같이 동참했다. 이런 기업 문화덕분에 노조가 강한 프랑스 사회에서 '185년 무파업' 달성은 대단한 일이다.
![]() |
아크인터내셔널의 다양한 제품들 |
*환경문제가 대두되며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를 위한 각 기업의 노력이 다양한데, 아크 인터내셔널에서 펼치고 있는 활동들을 소개해 달라.
아크 인터내셔널은 1825년 이래로 유리를 제조하고 있으며, 현재 유리산업에 부과된 이산화탄소 방출량 규정을 준수하며 탄소 배출을 줄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유리는 세라믹에 비해 생산시 방출하는 CO₂의 양이 절반밖에 되지 않고, 물의 소비도 50% 줄일 수 있으며, 무게도 30%만큼 가볍기에, 환경 친화적인 원료로서 환경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 게다가 유리의 생산 비용은 세라믹의 절반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이산화탄소배출량을 줄이기 위해 배를 이용하면 트럭 운반 보다 CO₂발생량이 절반으로 줄어들기에 모래 산지인 벨기에에서 프랑스 서북부의 아르크 시까지 운하를 통해 배로 운반한다. 트럭은 항구와 공장을 오가는 데만 사용됐다.
지역사회 오염 방지를 위해 환경관리도 철저하다. 유리공장임에도 불구하고 정원을 가꾸는 이들만 40여명이다. 그만큼 지역 환경 개선을 위해 많이 투자하고 있다.
특히‘그린테이블’이라는 중저가 친환경 브랜드를 만들어 친환경 제품을 찾는 소비자는 물론이고 중저가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다. 제품은 무늬 없는 단색인 데다 포장 박스는 재생지로 제조되며, 장식을 배제한 채 절개선만으로 모양을 내었으며, 박스위 제품 정보는 모두 식물성 잉크로 인쇄돼 있다. 생산 비용도 절감돼 가격은 고급 제품보다 평균 30%가량 낮아졌다.
또한 아크 인터내셔널은 신소재 개발도 노력하고 있다. 앞서 언급했던 신소재 콱스를 이용한 와인잔을 통해, 크리스탈에 비해 가격 절감뿐 아니라 이산화탄소량도 줄이고 있다.
*그릇은 식문화에 따라 다양하다. 한국의 식문화는 유럽과 다른데, 한국 시장을 위해 공략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면?
아크 인터내셔널의 경영전략 중 하나가 글로벌+지역화다. 우리 브랜드에 대한 정체성을 가지고 있되 지역 소비자들의 니드를 최대한 반영하고 있다.
중동지역의 두바이 공장에서는 이란, 사우디아라비아 등 그들 시장에 맞는 니드를 많이 반영하고 있다. 프랑스 본사에서는 고급스러운 제품들이 나온다면, 지역공장에서는 지역 니드가 반영된 실용적인 제품들이 생산되고 있다.
한국도 그런 작업이 진행 중이다. 다른 해외시장과 차별화해서 한국 소비자가 좋아하거나 한국 식탁문화에 맞는 무늬들을 넣고 있다.
우리는 그릇은 하얀 도자기풍이나 본차이나여야 한다는 고정된 식탁문화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늘 접하는 접시가 아닌 칼라풀한 접시에 김치를 담는다면, 새로운 개념의 테이블 세팅이 된다.
일상의 상차림인데도 불구하고 스타일리쉬하고 자기 개성을 연출시킬 수 있다. 현재 국내 우리 식탁도 컬러풀한 바람이 불고 있어, 이러한 테이블 세팅을 좋아하는 마니아층이 생겨나고 있다. 전통적인 테이블 세팅에 벗어나 색다른 테이블 세팅 연출하는 것은 살림하는 이들에게는 소소한 즐거움이다.
아직은 한국 식탁에 맞는 제품 라인들은 부족한 편이며, 한식에 맞는 그릇들을 선보이고자 한다.
*회사 설립 200년이 되는 2025년 비전은?
아크 인터내셔널의 사업 자체가 친환경 비즈니스라, 확실한 경쟁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본다.
현재 우리 회사는 식기류 전체적인 라인들을 선보이고 있는데, 선두자리를 더욱 확고히 하는 것은 중요한 비전 중 하나다.
특히 아시아 시장이 향후 10년 20년 안에 그룹 내 성장축의 하나로 자리매김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도·중국·일본 등이 확장되고 있으며, 중국에 자리 잡고 있는 아시아 공장은 작년에 생산시절 30%를 늘리는 등 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이를 위해 이노베이션과 R&D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