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정부가 강도 높은 철강산업 구조조정 계획을 발표했다.
과거 단순히 일정 기간 내에 노후설비 폐쇄계획을 발표했던 것과는 달리 이번에는 폐쇄대상 철강업체명과 폐쇄기간을 설정했으며, 미 폐쇄 시 강한 제재조치 방안도 함께 발표했다. 이처럼 중국정부가 강력한 계획을 발표한 것은 2005년 이래 추진한 철강산업 구조조정이 지방정부와의 마찰 등으로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중국정부의 강화된 철강산업 구조조정 계획 발표는 중국의 만성적인 철강산업 과잉설비문제를 해소시켜 아시아 철강수급구조를 개선시킬 전망이다. 이는 중국 철강업황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국내 철강업종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공급과잉 해소→가격 상승
중국 공업정보화부는 18개 산업의 폐쇄기업 리스트를 공개하고 이들 기업의 낙후 생산력 폐쇄작업을 9월말까지 반드시 마무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별 해당업체는 제철 175개, 합급철 143개, 시멘트 762개, 제지 279개, 섬유염색 201개, 코크스 192개, 제혁 84개 등으로 총 2087개 업체다. 규정한 기한 내에 폐쇄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기업은 금융기관 대출중단, 신규투자 불허, 전력 및 물 공급중단, 폐수배출허가증 취소 등 강력한 제재를 취하기로 했다.
이종형 KB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중국 철강산업은 철강가격이 상승하면 생산이 증가해 다시 가격이 하락하는 패턴이 반복됐다"며 "이번 중국정부의 조치로 10월까지는 생산이 늘어나기 어려워 4분기 초까지는 가격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발표에 포함된 철강산업 폐쇄대상 업체 175개 중에는 고로, 전로가 함께 포함돼 있다. 생산능력으로는 고로 3252만톤, 전로 876만톤이 폐쇄대상이며 이는 현재 중국 조강생산능력의 4~5%에 해당한다. 중국정부는 2011년까지 400㎥ 이하 고로 생산능력 7200만톤을 폐쇄하기로 했으며, 30톤 이하 전로와 전기로 생산능력은 2500만톤을 폐쇄할 계획이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에 발표된 폐쇄 계획은 기존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높이는 후속 조치로 해석된다"며 "중국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은 과거 매우 지지부진했으나 최근 1년간은 일정부분 실행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중소철강업체들이 집중돼 있는 당산지역의 일부 노호 소형고로들이 점차 폐쇄되고 있고, Baosteel, WISCO 등 대형업체들도 기허가 받은 투자계획 실행이 중단된 상태다. 이번 강화된 계획은 이러한 구조조정 진척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철강산업 생산능력 증가세는 2009년 하반기부터 둔화되고 있다. 2010년 중국 조강 생산능력은 7억톤 수준으로 전년대비 약 5000만톤 증가할 전망인데, 이는 2003~2009년 평균 증가량 6400만톤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과거보다 조정 빨라... 내년 초 안정
비철가격의 상승은 과거 계절성으로 불 때 6월 약세 후 7월부터 성수기로 반등추세를 보이면서 연말까지 상승추세를 보였다. 중국과 미국의 경기부양책 기대에다가 미국달러 약세는 비철가격 상승에 기여할 전망이다. 중국의 동 재고 감소에 의해 아연, 연 재고도 감소 추세로 수급개선에 기여할 전망이다.
김경중 유진투자증권 이사는 "중국이 철강은 수출국, 동과 아연, 연은 수입국이기 때문에 구조조정 조치의 영향은 비철 쪽이 더 클 것"이라며 "공급과잉이 심각한 철강은 직접적인 효과는 제한적이지만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중국 등 철강가격은 가을 반등 후 내년에 안정적인 강보합을 보일 것으로 전망한다"며 "중국 열연 유통가격이 7월 중순 반등에 이어 아시아 가격은 8월초에 소폭 반등 전환했고, 미국의 철강가격도 하락추세에서 반등하는 고철가격을 반영하여 9월부터는 반등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의 철강가격 반등은 계절적인 성수기 진입인 9월초까지는 등락 속에 10%대 반등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면서도 "하지만 과거에는 11월까지 반등이 지속됐으나 올해에는 9월초까지 반등 후 빠른 조정 전망되는데, 이는 높은 재고수준과 능력과다, 수요증가율 둔화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내년 초부터는 중국정부의 경기 부양조치에 따른 수요회복 등으로 다시 철강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