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수 삼성전자 고문,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친형 건평씨. 서청원 전 친박연대 대표가 8·15 광복절을 기념해 특별사면됐다.
법무부는 13일 정재계 인사를 포함, 2493여명의 선거사범, 경제사범, 생계형 범죄자를 특별사면하고, 전·현직공무원 5685명의 징계를 면제했다. 다만 성폭력 범죄자는 사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번 특별사면 12일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를 거쳐 이날 오전 열린 국무회의에서 최종 의결됐다.
경제인으로는 김준기 전 동부그룹 회장, 김인주 전 삼성 전략기획실 사장, 박건배 전 해태그룹 회장, 최광해 전 삼성전자 부사장과 김홍기 전 삼성SDS 사장, 유상부 전 포스코 회장, 이익치 전 현대증권 대표, 채형석 애경그룹 부회장 등 총 18명이 사면됐다.
그러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은 추징금을 미납해 사면대상에서 제외됐다.
법무무 관계자는 "집권 중반기를 맞아 우리 사회의 갈등과 대립을 극복하고, 화해와 포용의 분위기 속에서 국력을 하나로 결집해 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개최함과 동시에,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막바지 노력을 한층 가속화하는 계기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에 동부그룹은 사면 명단 발표 직후 “첨단 소재, 반도체, 로봇, 바이오 등 미래형 사업에 대한 투자활동에 전념함으로써 기업 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물론 국가경제의 신성장동력을 확보해나가는 일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애경그룹 역시 채형석 부회장이 특별사면된 것에 대해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활동이 가능해져 다행이다. 이는 투자 확대 및 일자리 창출에 매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인다"며 기업 경쟁력을 더욱 높여나갈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재계도 이들의 사면에 대한 환영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경제인에 대한 사면은 경제회복을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해달라는 뜻으로 이해한다"고 밝혔으며,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업인 사면조치가 우리 사회의 화합은 물론 경제활력 회복과 기업인의 사기 진작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경제계는 앞으로 준법경영과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기업에게 요구되는 사회적 책임 이행 등에 더욱 힘을 쏟아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무역협회도 "이번에 사면된 경제인들이 경제발전에 매진해 일자리 창출과 세계시장에서 수출경쟁력 제고에 크게 기여하길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이들 3개 경제단체와 중소기업중앙회는 지난달 중순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 등 경제인 78명의 광복절 특별 사면을 청와대에 공동 건의한 바 있다.
반면, 전·현직 고위 간부 5명이 특사에 포함된 삼성은 말을 아끼고 있다.
그러나 이학수 전 고문이 그동안 이건희 회장의 대내외 활동을 보좌해 왔던 만큼 이번 사면에 따른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무엇보다 경영에 복귀한 이회장에 보폭에 맞춰 공식적인 활동을 재개할 것이라는 예측과 전략기획실 복원 등이 속도를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회장 퇴진과 함께 해체됐던 전략기획실은 이 회장의 경영복귀와 함께 사장단 협의회 산하조직 확대 개편 등 어떤 형태건 재건될 것이라는 시각이 많았다.
한편 민주당은 8.15 특별사면과 관련해 "법과 원칙을 훼손한 사면"이라며 비판했다.
전현희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서민을 하려면 민생사범을 대폭 사면하는 것이 맞지만 이번에도 재벌총수와 기업인들이 우선적으로 대거사면 됐다"며 "말로는 친서민을 외치면서 실제로는 재벌특권과 대기업만을 위한 기업프렌들리 사면"이라고 꼬집었다.
민주노동당 역시 "이번 사면으로 8.15 대한독립 기념일이 '비리재벌 독립 기념일'이 되었음을 선언한다"고 비판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이날 현안 브리핑에서 "불과 몇 개월 전, 사면권을 남발해 이건희 삼성 회장을 신년 단독특별 사면한 것도 모자라 또다시 재벌 기업인에 대한 대거 특별사면을 결정한 것은 정권이 표방하는 친서민이란 것이 결국 재벌만 챙기는 지극히 위선적인 것이었음을 증명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친서민을 표방한다면, 재벌에게서 억울하게 일자리를 빼앗기고 정권에 의해서 무차별 탄압을 받아 구속에까지 이른 쌍용차 노동자들부터 특별사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