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급격한 엔고에도 뚜렷한 대응책을 내놓지 않자 일본의 주요기업들이 직접 행동에 나서고 있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 혼다, 소니 등 주요 수출업체들이 생산시설의 해외이전, 부품수입 확대, 제품 가격 인상 등 엔고 대책에 나서고 있어, 이같은 움직임이 가속화될 경우 내수 산업이 공동화되고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외환시장에서 달러대비 엔화는 장중 83엔대까지 하락(엔화값 상승)한 이후 84엔대를 유지하고 있지만, 기업들이 상정한 87~90엔을 크게 넘어서고 있다.
이에 해외에서 생산체제를 갖춰 수익성을 유지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도요타는 기본적으로 팔리는 지역에서 제품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며 해외생산 확대 방침을 밝히고, 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용 엔진을 역수입하기 시작했다.
혼다도 '수익성 악화로 개발면 등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다'며 일본에서 생산하는 자동차의 해외 부품 수입 비중을 높이기로 했다. 혼다는 이미 부품의 17%를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는 소형차 '피트' 외에도 '시빅', 하이브리드차를 대상으로 수입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또한 수요 동향에 따라 인도 태국 등에서 생산하는 이륜차를 역수입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자업체는 급격한 엔고에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소니가 미국 유럽에서 올 여름 출시된 PC'바이오'의 일부 가격을 인상했고 세이코엡손도 해외에서 잉크젯 프린터의 가격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재무적 측면에서 엔고 대책을 강화하는 기업도 있다. 미쓰비시중공업은 조선 등을 수주할 때 계약단계에서 고객에게 엔화 결제를 요청하고, 외화결제 자재 조달을 늘려 엔고 리스크에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근본적인 해결책이 없어 비용절감에 나선 기업도 있다. 세이코는 설비투자 조정으로 50억엔 규모의 비용을 절감했고, 미쓰이상선도 선박의 항해속도(선속)을 낮춰 연료비 절감에 나섰다.
신문은 혼다측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 '일본 기업은 과거 수차례에 걸쳐 엔고 국면을 극복해왔지만, 기업의 엔고 대책은 한계에 도달했다'고 전하며, 해외 생산 확대 움직임이 확대되면 일본 생산의 공동화 및 고용상황이 더욱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