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주가 원/달러 환율보다 엔/달러 환율에 더 영향을 받는다
전일 시장은 미국 주택지표가 15년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면서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로 코스피는 1730대로 추락했다. 반면 전일 달러/엔은 85선을 내줘 국내시장의 긍적적인 시그널로 작용했다. 26일 데이비드 위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엔화 강세는 유로화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 한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고 전망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불안한 증시 속에서 최근 지속되는 엔고현상에 주목을 하고 수출업종에 대한 투자의견을 내놓고 있다.
◆ IT와 자동차에 다른 변수가 생길 여지가 커져
전통적으로 엔고 현상과 우리나라 수출시장은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양창호 현대증권 연구원은 "쉽게 무너지지 않을 것이라던 엔화의 가치가 85엔마저 뚫고 내려가 버린 상황"이라며 "대표적 수출주인 IT와 자동차에 다른 변수가 생길 여지가 커졌다"고 판단했다.
시장이 불안감으로 투자자들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런데 엔고현상이 지속적으로 나타나면서 수출주가 주목을 받을 수 있는 요인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양 연구원은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은 업황이지만 코스피 대비 IT, 자동차가 저평가 되고 있는 것은 확실하다"며 "최근 IT, 자동차 주가하락의 주된 이유 중 하나가 밸류에이션 부담이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동차 최대 모멘텀
위스 이코노미스트는 "장기적으로 엔고 현상을 저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엔고 현상으로 일본 수출기업들의 경쟁력도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엔고 현상이 지속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국내 자동차 업종은 수혜를 입을 전망이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슈퍼엔고와 원화 약세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상황이 어느 때보다 우호적이다"고 말했다. 이는 원/달러 환율은 우리나라 자동차업계들의 손익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엔/달러 환율은 일본 자동차업체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글로벌 마켓에서 현대/기아차의 경쟁력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최 연구원은 "실제로 현대차 주가는 원/달러 환율보다 엔/달러 환율에 더 영향을 받는다"고 분석했다.
엔고가 본격화된 2008년 이후 일본 자동차 업체들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하락세거나 정체되고 있는 반면 현대기아차의 합산점유율은 뚜렷한 계단식 상승을 보여 지난달 8.5% 까지 올려 월간 최고치를 기록했다.
최 연구원은 "환율 영향으로 자동차 대당 인센티브도 작년 2분기를 정점으로 홀해 들어 최저수준으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이는 현대자동차 미국법인(HMA)의 실적으로 이어졌다. 따라서 그는 "매출 확대와 수익 개선의 선순환 구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