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이형석 기자] 농협중앙회에도 구조조정의 한파가 불어닥칠 것으로 보인다.
경제위기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자 비대한 조직으로는 위기를 극복할 수 없다고 판단해 임원을 줄이는 한편 직원들에 대해서는 희망퇴직을 받고 비상임이사도 감축하는 `조직 슬림화'에 나서기로 한 것.
2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이달 말 각 지주회사와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어 임직원 수를 감축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안을 결정하기로 했다.
농협중앙회는 올해 초 경제지주와 금융지주로 분리(신경분리)하면서 임원 수가 82명으로 늘어났는데 최대 10%가량 줄일 것으로 보인다.
`고액 연봉'이라는 비판을 받았던 비상임이사(25명)도 내년에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직원은 중앙회와 각 계열사를 합쳐 모두 2만명에 육박하는데, 정년을 앞둔 직원들로 한정했던 희망퇴직을 근속연수 제한을 낮춰 대상을 확대하기로 했다. 사실상 직원 수도 줄이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시중은행 중에서도 생산성이 하위권에 속하는 NH농협은행 등의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읽힌다.
또 중앙회와 금융지주 등의 본부 인력은 상당수 영업현장으로 보낼 방침이다. 신경분리로 유통과 금융 두 분야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고되기 때문이다.
재충전 휴가의 의무 사용이나 상여금의 실질적인 축소 등 예산을 줄일 수 있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농수산업계의 한 관계자는 "민간 금융기관이나 유통업체 등과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한 만큼 농협의 조직 슬림화와 경영 효율화는 당연한 수순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