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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엔·달러 92~94엔… 원·달러 1,020~1,050원 수준"

[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전문가들은 엔·달러 환율이 연중 92~94엔선, 원·달러 환율은 연중 1,020~1,050원 선에서 움직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현대ㆍ기아차 등 일부 수출기업은 환율 악재로 인해 1분기 영업이익이 작년 동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LG경제연구원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24일 "생산자물가 구매력평가기준 등을 고려할 때 연말까지 달러당 엔화는 92~93엔 정도로 전망한다"며 "앞으로 '아베노믹스'의 실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 소재용 연구원은 "연중 엔·달러를 94엔으로 예상한다"며 "4월 일본은행 총재 교체, 7월 참의원 선거를 고려하면 4월에 미리 97엔 안팎으로 올라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DB대우증권 허재완 연구원도 "엔화가 2분기 초중반 이후 다시 강한 약세로 가면서 연말에 94엔까지 올라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은행이 물가목표를 1%에서 2%로 상향 조정했지만 시장 기대보다 강한 조치가 아니어서 엔화 약세 속도가 연초만큼 빠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특히 대규모 국채·공사채 발행에 따른 부채 증가 우려가 크고, 원전 사고 이후 에너지 수입이 늘어 수입물가 부담도 감수해야 하는 데다 일본의 노골적인 엔화 약세 유도에 국제 사회의 반발도 만만치 않은 점이 엔저 행진에 제동을 걸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엔·달러 환율은 연초 77엔 수준에서 시작해 18일 90엔선을 돌파했지만 주춤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시 80엔대로 내려왔다.

그러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무한 유동성 공급' 공약을 강하게 밀어붙일 경우 엔·달러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아이엠투자증권 임노중 투자전략팀장은 "3월 미국의 부채 한도 문제가 해결되고 4월 일본은행 총재가 교체되면 강한 유동성을 풀 수 있어 연말 100엔 정도까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달러당 원화는 대부분 1,020~1,050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 윤창용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단기간 많이 떨어져 1,050원대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양증권 이철희 연구원도 "원·엔 환율 하락에 따른 경쟁력 상실 우려와 달러 강세로 1,050원 전후에서 중기적으로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신경제연구소 김윤기 대표는 "단기적으로 1,060원을 하향 돌파해 급속히 내려가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경제 민주화 기조 속에 새 정부의 환율 정책이 수출 기업보다 국민 소득을 보전하고 내수를 키우는 쪽에 방점을 찍어 원화 강세를 유지할 요인이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최악의 경우 900원선까지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현대경제연구원 김광석 선임연구원은 "최악의 경우 1,000원까지 내려가는 상황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원·엔 환율은 엔화 약세와 원화 강세 기조에서 1,100원 안팎에 움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배민근 책임연구원은 1,100원을 웃돌 것으로 봤고, 허재완 연구원은 1,095원까지 내려올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현대기아차 등 일부 수출기업은 환율로 인해서 막대한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에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2조20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됐다. 기아차는 1분기 영업이익 전망치가 1조268억원으로 8.37%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순이익은 두자릿수(-12.67%) 감소로 예상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