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조동일 기자]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이 환율 영향으로 9개월 만에 감소했다.
6일 한국은행이 내놓은 '2013년 2월말 외화보유액'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은 3274억 달러로 전달보다 15억1000만 달러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원홍 한은 국제총괄팀 차장은 이에 대해 "외화자산 운용수익에도 유로화, 파운드화 등의 약세를 보여 이들 통화표시자산의 미국 달러화 환산액이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은 지난 2012년 5월(3108억7000만 달러) 이후 올해 1월(3289억1000만 달러)까지 8개월 동안 계속해서 증가했었다.
외화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이 2974억7000만 달러로 전체의 90.9%를 차지했고, 예치금 189억6000만 달러(5.8%), 금 47억9000만 달러(1.5%),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 34억5000만 달러(1.1%), IMF 포지션 27억2000만 달러(0.8%)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한은은 지난 2월 2012년 11월(14t) 이후 3개월 만에 추가로 금을 사들였다다.
한은은 2월 중에 10억3000만 달러를 들여 20t의 금을 사들여 금 보유량을 104.4t으로 늘렸다.
세계금위원회(WGC)가 발표하는 전 세계 중앙은행 금 보유 순위에서도 한은은 34위로 2단계 상승했다.
고 차장은 "금은 실물 안전자산으로서 국제금융시장의 환경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고 외화보유액의 안전판으로서의 신뢰도가 제고된다"며 금 매입배경을 설명했다.
또 외화보유액 운영 측면에서도 투자다변화 효과로 전체 외화보유액의 투자수익과 위험을 개선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최근 국제 금값의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어 한은의 금 매입이 적절했는지 논란이 되고 있다.
한은은 금 매입이 외화보유액의 장기적인 통화 및 상품 다변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단기적인 가격 변동에 따라 손실, 이익을 따지는 것은 의미가 없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외화보유액 가운데 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1.5%에 불과하다.
한편, 1월 기준으로 우리나라의 외화보유액 규모는 세계 7위 수준으로 추정됐다.
1위는 3조3116억 달러에 달하는 외화를 보유하고 있는 중국이며, 2위 일본(1조2673억 달러), 3위 러시아(5322억 달러), 4위 스위스(5318억 달러), 5위 대만(4066억 달러) 등이 뒤를 잇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