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서성훈 기자]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 사이에 벌어진 '리튬 2차전지 분리막 특허 분쟁' 2라운드에서도 SK이노베이션이 승소했다.
특허법원 제5부(김형두 부장판사)는 11일 LG화학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심판원의 등록무효심결 취소소송에서 LG화학의 청구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LG화학의 분리막 특허는 선행기술과 기술분야가 공통되고 그 구성이나 효과도 동일해 선행기술과 대비할 때 신규성이 없다"며 "그 등록을 무효로 한 특허심판원 심결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한 관계자는 "중대형 2차 전지 핵심부품에 대한 독자 기술력을 재차 확인받았다"며 "이를 발판 삼아 미래 먹거리 사업인 전기자동차용 배터리와 분리막 등 신재생 에너지 사업에 역량을 집중해 창조 경제에 부응하는 국가 미래산업으로 키워가겠다"고 말했다.
반면 LG화학 측은 "우리가 개발한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특허는 미국 등 해외 특허청과 국내외 자동차 업체들이 모두 가치를 인정한 원천특허임에도 오히려 국내에서는 기술의 중요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며 즉각 대법원에 상고할 방침을 밝혔다.
LG화학은 지난 2011년 12월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분리막 특허기술을 도용했다면서 서울중앙지법에 특허침해금지 및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냈고, 이에 맞서 SK이노베이션도 특허심판원에 LG화학의 분리막 특허에 대한 등록무효 심판을 청구, 무효 결정을 이끌어냈다.
등록무효 결정 당시 특허심판원은 "LG화학의 특허 청구범위가 너무 넓고 특허에 신규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LG화학은 자사의 고유 기술인 ‘안전성 강화 분리막(SRS)’ 기술을 SK이노베이션이 베꼈다며 소송을 냈지만, SK이노베이션은 독자 개발한 ‘세라믹 코팅 분리막(CCS) 기술’이 바탕이 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LG화학은 자사 분리막 특허가 종래 분리막에 도포된 활성층의 기공 구조를 이용, 기존 분리막에 비해 열 수축과 전기적 단락이 발생하지 않아 전지의 성능과 안정성을 개선한 기술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기술은 2차전지용 분리막의 안정성을 높여주는 무기물 코팅 기술이다. 분리막은 양극과 음극 사이에 전류가 흐르는 현상을 차단하고 이온의 통로 역할을 하는데, 이때 무기물로 분리막을 코팅해 장기간 사용해도 안전하도록 설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