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SK그룹의 '행복나래'가 12일 사회적기업으로 공식 인증됐다. 연 매출 1000억원에 달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사회적기업이 탄생한 것이다.
SK그룹은 그룹 내 소모성자재 구매대행업체(MRO)인 행복나래가 최근 정부의 사회적기업 인증 절차를 최종 통과함에 따라 법적으로 사회적기업의 지위를 갖게 됐다고 밝혔다.
행복나래를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게 된 것은 대기업 MRO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뜨겁던 2011년 8월 최태원 회장이 "MRO 사업을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봐 달라"면서 "그 대안으로 이익이 사회로 환원될 수 있는 사회적기업 형태가 어떤지 검토해 보라"고 주문한 데 따른 것이다.
당시 이같은 결정은 대기업이 1000억원대의 자회사를 사회적기업으로 탈바꿈시켜 이익을 사회에 환원한다는 새로운 발상으로 여론의 큰 반향을 일으켰었다. 전격적인 발표로부터 2년만에 사회적기업 공식 인증이라는 결실을 얻는 것이다.
행복나래는 사회적기업 전환 발표 직후부터 우수한 사회적 기업들을 발굴·육성해 양질의 MRO 상품을 납품 받는 사회적기업간 밸류체인을 구축해 왔다. 아울러 열악한 사회적기업 경영환경을 개선키 위한 실질적 제도를 도입하는 등 지난 2년간 꾸준히 노력해 왔다. 이번 정부인증도 이런 노력을 공식적으로 인정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사회적기업 및 약자기업의 우선구매 제도'를 실시해 지금까지 총 102개 사회적기업 및 약자기업 협력업체의 판로개척을 도와 사회적기업의 시장을 확대했다.
이들 기업에는 일반 기업체보다 18일 먼저 현금으로 선결제하는 시스템을 도입하는 한편 '사회적기업 우선구매액'도 지난해부터 올 초까지 114억원을 매입했다. 또한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경영노하우 및 기술·교육 지원, 상품컨설팅 등 사회적기업의 본원적 경쟁력 향상을 위한 경영지원 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행복나래' 출범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MRO사업체가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겠느냐는 주위의 시선이 가장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2월 최태원 회장이 직접 '행복나래'를 찾아 "여러 사회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대안 모델로서 '행복나래'가 자리잡아야 한다"고 주문하는 등 최고 경영층의 전폭적인 관심이 모아지면서 훨씬 힘을 얻게 됐다.
최 회장은 MRO사업의 사회적기업 전환에 대해 "기업차원에서 사회문제 해결에 앞서 대응키 위해 내린 결단으로 사회적기업은 혁신적 아이디어와 기업가적 문화가 중요하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행복나래는 고령자, 한 부모 가정, 새터민, 저소득층 등 전체 직원의 10%에 달하는 인원을 정규직으로 채용해 취약계층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취약계층 대상 채용인원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행복나래는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 매출 증대→수익 창출→고용 확대→지속 경영'이라는 비즈니스 선순환의 구조가 조성됨으로써 사회적기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SK그룹은 행복나래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연결해주는 사회적기업 플랫폼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이를 통해 1차, 2차 협력업체들도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갖추도록 함으로써 대중소기업간의 상생 구조를 공고히 해 나갈 방침이다.
강대성 행복나래 대표는 "유럽,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970년부터 사회적기업 활동이 시작돼 전체고용의 5%, GDP의 1%를 사회적 기업이 기여하고 있다"면서 "행복나래가 사회적기업을 돕는 사회적기업으로 규모 면에서뿐만이 아니라 혁신적 경영 성과와 사회 기여도 등 모든 면에서 세계적인 사회적기업의 모범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