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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김승유 前 하나금융 회장 '뒷북' 징계하나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김승유 前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무의미한 뒷북 징계를 받을 것이라는 예상이 금융권에서 확산되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감원은 내달 22일 열리는 제재심의위원회에서 김 前 회장에 대한 제재안을 상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김승유 前 회장이 김종준 하나캐피탈 사장(現 하나은행장)에게 영업정지를 앞둔 미래저축은행에 하나캐피탈이 유상증자로 지원하도록 지시했다는 의혹 때문이다.

이와 관련, 한 금융권 관계자는 "2년이 다 되가는 동안 금감원은 뭘 하다가 이제 뒷북 때리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직에서 물러난 사람에게 징계 내리면 뭐하겠느냐. 검찰수사도 어떻게 되어가는지 도무지 알 수 없다"며 조속한 검찰 수사를 촉구했다.
 
하나금융 자회사 하나캐피탈은 2011년 9월 미래저축은행 유상증자 당시 145억원을 투자했던바 있다. 하지만 당시 미래저축은행은 적기시정조치 유예 중으로, 사실상 시장에서 퇴출되는 절차를 밟고 있었고, 결국 3차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통해 영업이 정지됐다.

여기에 하나캐피탈은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과정에서 이례적으로 유상증자에 담보를 설정했다. 지분을 취득하는 것이었지만 사실상 담보대출 형태로, 미래저축은행 서초동 사옥 및 은행 소유의 그림 5점과 김찬경 회장 등의 주식, 서울 압구정동 소재 아파트 등을 담보로 잡은 것이다.

물론 미래저축은행 측이 지분을 되사는 조건, 즉 풋백옵션을 걸었다. 하지만 일단 그림은 담보가치 평가가 어려워 담보로 인정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또 건물의 경우 감정가를 웃도는 근저당권이 이미 설정되어 있어, 담보 효력이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김찬경 회장과 김승유 前 하나금융 회장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돼 왔다. 2010년 7월 하나은행이 김찬경 회장 소유로 알려진 '아름다운 골프장' 회원권을 18억원에 사들였던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