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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문화·교육·유통산업 경기호전 예상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하반기 서비스산업 경기는 외식·의료·물류 부문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문화·교육·유통 부문의 호전에 힘입어 바닥권 탈출에 나설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전국 1800개 서비스업체를 대상으로 '서비스산업 경기전망지수(SBSI: Service Business Survey Index)'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에 대한 체감경기실적은 86, 하반기 전망은 97로 집계됐다.

4일 대한상의는 "서비스산업 경기는 지난 2011년 4분기부터 6분기째 하락기조가 계속된 가운데, 올해 하반기에 대한 체감경기전망은 비록 기준치(100)에는 못 미치지만 상반기 체감경기 실적(86)보다 11포인트 높아졌다"면서 "경기가 더 이상 추락하기보다는 바닥국면을 형성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번에 대한상의가 처음 개발해 발표한 '서비스산업 경기전망지수'는 서비스기업의 체감경기를 수치화한 것으로 지수가 기준치(100)를 넘으면 다음 반기에 서비스산업 경기가 호전될 것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기준치보다 낮으면 반대다.

업종별로는 '문화산업'(109), '유통산업'(105), '교육산업'(105), '정보서비스산업'(104) 등 4개 업종은 기준치를 넘어서 경기호전이 기대되는 반면, '외식산업'(78), '보건의료산업'(87), '물류산업'(88) 등 5개 업종은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 실적의 경우 11개 중 10개 업종이 기준치 이하였던 점을 감안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

문화산업과 정보서비스산업은 게임, 방송, 영화, 음악 등의 분야에서 상반기에 출시된 신작들이 중국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고 정부가 '서비스산업 활성화대책'으로 콘텐츠펀드 확대, 뮤직비디오 사전등급제 폐지, 정보보안산업 육성 등을 추진하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광과 유통부문은 등산, 캠핑시즌을 맞아 7~8월의 여름성수기가 9월의 추석연휴까지 꾸준히 이어질 것으로 기대되는 점, 교육산업은 여름방학 특수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입시대비, 취업대비 수강생이 본격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점이 호재로 꼽힌다.

외식산업과 보건의료산업은 불황속 지갑을 가장 먼저 닫는 분야로 하반기에도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보인다. 외식산업은 불경기 속 창업경쟁까지 더해져 불황을 예상하는 기업이 많았으며 보건의료산업 역시 불황기에 병원 걸음을 망설이는 경증 환자가 많아진 동시에 하반기 건강보험제도 강화 등으로 수익성마저 악화될 전망이다.

물류산업도 물량감소에 따른 과당경쟁이 계속돼 운송료가 추락하고 있으며, 화주인 제조업부문의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하반기에도 어려움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대한상의는 이에 대해 "내수불황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들은 병원비를 아껴 자기계발과 입시·취업을 위해 학원으로, 외식비를 아껴 마트나 극장·관광지를 찾게 되는 형국이다"며 "하반기 서비스산업 경기회복이 불투명해 보이지만 정부가 서비스산업을 고용창출 주력산업으로 인식해 적극 지원에 나설 예정이어서 정책여하에 따라 경기회복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1. 애니메이션과 3D입체영상을 제작하는 중소기업 A사는 지자체의 관광홍보영상, 사이버박물관, 공익 홍보물 등 공공사업 수주가 늘어 내년 상반기까지 주문이 밀려있는 상태다. 과거에는 대형기획사의 하청에 의존해 왔으나 최근에는 일감이 많고 수익성 좋은 공공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2. 자격시험과 공무원임용시험 전문학원인 B사는 취업난이 계속되면서 수강생도 꾸준히 늘고 있다. B사 관계자는 "여름철에는 휴가와 방학을 맞은 직장인, 대학생들이 자격증 취득을 위해 몰리고 가을부터는 이듬해 취업을 준비하는 학생들이 많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시기별로 특별반을 편성할 계획이다"이라고 말했다.

#3. 종합병원인 C의료법인은 작년까지 성장세이던 환자수가 상반기에 5%가량 줄었다. 가계지출이 위축되면서 경증질환 환자들이 병원에 가는 대신 약국을 이용하거나 아예 틍증을 참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C병원 관계자는 "의료실비보험을 믿고 가벼운 질환에도 종합병원을 찾았던 사람들이 가계지출을 줄이려고 보험을 해약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아무리 건강이 중요하다지만 병원도 소비심리에 영향을 받게된다"고 말했다.

#4. 서류, 교재, 보험약관 등을 운송하는 기업물류업체 D사는 화주기업들의 불경기로 작년부터 수주물량이 줄었다. D사 관계자는 "물량감소도 문제지만 화주와 좋은 신용관계를 유지하려면 적은 물량이라도 차를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영업손실이 크다"면서 "하반기에 경제가 살아날지 모르겠지만 예전 수준의 물량회복을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의 서비스업 규제로 어려움을 겪은 적이 있는지에 대해 응답기업의 32.4%가 '그렇다'고 답했으며 정부규제의 주요내용으로는 '가격인상 제한'(21.8%), '노동·인력규제'(20.9%), '공정거래 규제'(20.2%), '시장진입 규제'(14.9%), '환경·안전·소비자 관련'(11.7%), '건축·입지 규제'(8.1%)를 차례로 꼽았다.

서비스업체들이 체감하는 경영애로로는 '원가상승'(20.4%), '경쟁심화'(19.0%), '잦은 인력이동 및 인력부족'(17.7%), '자금부족'(16.1%), '정부 규제'(7.2%) 순으로 조사됐으며 서비스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서비스산업의 고부가가치화 지원'(26.4%), '규제완화'(24.5%), '제조업 수준의 금융·세제 지원'(17.2%)을 차례로 지적했다.

박종갑 대한상의 상무는 "서비스산업은 내수진작과 고용창출효과가 높아 국가경제적으로 중요할 뿐더러 경제가 성장할수록 수요가 커지고 고급화되는 특징이 있어 발전여지가 매우 큰 산업이다"며 "서비스산업의 경기진단을 위해 대한상의가 올해부터 개발해 발표하는 서비스산업 경기전망지수가 정부의 정책 지원에 보탬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