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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슈퍼 갑' 정몽구 회장을 향한 '을'들의 목소리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7월20일 '현대차 희망버스'가 울산을 다녀온 후 하루만에 세상이 발칵 뒤집혀졌다.

언론과 방송은 막강한 광고주 현대자동차 측이 써준 보도자료를 받아쓰며 희망버스를 '폭력버스'로 몰아세웠고, 재벌과 언론의 장단에 따라 경찰과 검찰, 정부여당이 칼춤을 췄다.

하지만 어둠이 빛을 이길 수 없고, 거짓이 진실을 가릴 수는 없다. 희망버스의 불법과 폭력을 강조할 수록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불법과 폭력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희망버스와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움츠려들지 않았고 당당하게 2차 희망버스를 선언했다. 결국 현대자동차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대화의 상대로 인정하고 불법파견 특별교섭에 나섰다.

1997년 구제금융사태 이후 노동자들의 일터는 정규직 중심의 안정된 일터에서 비정규직, 하청노동자 중심의 나쁜 일자리로 급속히 변했다. 당연히 정규직을 채용해야 할 자리가 불법으로 하청노동자로 채워졌다.

불법노동의 꼭대기에는 현대자동차가 있었다. 정권은 여야를 가리지 않고 재벌들에게 국민들의 세금을 퍼주었고, 현대차그룹은 현대모비스, 기아차 모닝공장, 현대위아 등 정규직은 관리직 뿐이고 모든 생산공정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로 채워진 '정규직 0명 공장'을 확산시켰다. 10년 동안 불법을 저질러온 정몽구 회장은 대를 이어 불법공장을 운영하고 있고, 불법파견 사내하청은 삼성전자서비스, 케이블, 인천공항, 이마트 등 전 산업으로 번져나갔다.

현대차는 불법공장의 온상 뿐만이 아니다. 2008년 미국발 경제위기를 이유로 정권은 폐차보조금, 법인세 인하, 고환율 정책으로 국민의 세금을 재벌의 곳간에 쏟아 부었고, 정몽구 회장의 재산은 2003년 6800억원에서 2013년 6조9000억원으로 10배가 넘게 늘었다.

전국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피울음과 청년실업자들의 절규가 넘쳐났지만 현대차를 비롯한 재벌들은 일자리를 늘리기는 커녕 비정규직을 양산했다. 현대차그룹은 부품단가 후려치기와 현대차 그룹사 일감 몰아주기로 부품회사 노동자들까지 쥐어짰고, 국산차를 애용하는 시민들은 비가 새는 산타페와 아반떼를 수출차보다 높은 가격에 '울며 겨자먹기'로 사야 했다.

8월31일 현대차 희망버스는 비정규직 중심의 나쁜 일자리를 정규직 중심의 안정된 일자리로 되돌리기 위한 출발이라고 한다. 국민의 세금으로 재벌의 배를 채우는 정책에서 비정규직을 없애고 일자리를 늘리는 정책으로 전환하기 위한 시작이라는 것이다.

또한 '슈퍼 갑'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탐욕과 불법과 폭력을 중단시키고, '을'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한 선언이다.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 박근혜 정권에게 노동자 서민들의 절절한 목소리를 전달하고, 불법과 폭력을 바로잡는 희망의 시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