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지난 31일 전국에서 노동자, 학생, 시민들이 '희망버스'를 타고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으로 갔다.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 전환을 위한 싸움을 응원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더 이상의 억울한 죽음을 막고, 법 위에 군림하고 있는 현대차와 정몽구 회장의 불법과 폭력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현대차 희망버스를 앞두고 울산 검찰은 29일 기자회견을 열어 '과격 폭력행위자 또는 불법폭력시위를 지휘한 자 등은 현행범으로 체포하는 등 강경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새벽 경찰은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현대차 비정규직 조합원들에게 체포영장을 청구하고, 집에 들이닥쳐 잠을 자고 있는 조합원을 연행했다. 30일 오전에는 경찰에 자진출석하기 위해 공장 밖을 나오는 조합원을 연행했다.
경찰이 연행해야 할 사람은 불법을 바로잡으라고 요구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아니라 10년 동안 불법파견을 하고 있는 현대차 경영진들이다. 검찰이 체포해야 할 배후세력은 불법파견과 집단폭력을 10년 동안 지시해온 현대차 정몽구 회장이다. '불법파견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달려가 직접고용을 명령하겠다'는 박근혜 정부의 공약이 사기가 아니라면 울산 경찰과 검찰은 지금 당장 현대차 경영진과 정몽구 회장을 체포해야 한다.
검찰은 불법파견에 대해 '현대차 사용자의 불법파견 관련 수사는 대상이 복잡하고 광범위한 데 견줘 조사 인력이 적어 늦어지고 있으며 연말까지 끝내도록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2004년 노동부, 2007년 서울중앙지법, 2010년 7월22일 대법원에서 현대차 사내하청은 불법파견이라고 판정했다. 창원지검에서는 불법파견으로 GM대우 닉 라일리 회장을 처벌했다. 하지만 울산지검은 정몽구 회장을 무혐의로 처벌하지 않았다. 현대차 희망버스에 대해서는 '합동수사본부'까지 구성해 처벌하면서, 현대차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조사 인력이 적어 처벌하지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검찰과 경찰은 지금 당장 '불법파견 합동수사본부'를 구성해 정몽구 회장을 처벌해야 한다. 대법원의 판결조차 이행되지 않는 나라, 10년 동안 불법을 저지르는데도 검찰이 기소조차 하지 않는 나라를 법치국가라고 할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