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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금융위, 생보협회 개인질병정보 불법수집 용인?

[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생명보험협회가 개인질병정보를 불법수집하는 행위에 대해 금융위원회가 금융소비자 권익을 버리고 이익단체와 손잡고 용인하겠다는 기류를 보이고 있다.

최근 금융권에서는 금융위가 보험사 이익단체인 생명보험협회의 '질병정보' 수집에 대해 보험계약자에게 피해를 입히지 않았기 때문에 합당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금융위가 소비자를 버리고 이익단체와 손잡은 꼴이다.

금융감독원의 2012년 4월 개인정보 실태점검 결과, 생보협회는 10억건 이상의 개인정보를 보유하고 있으나 동의를 받지 않는 등 신용정보법을 1억9000만건을 위반하고, 질병정보를 포함해 300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집중 수집하여 소비자들의 동의 없이 무단으로 2억건의 개인 질병정보를 다른 보험사에 제공하는 불법행위를 저질렀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금융위와 금감원이 생보협회에 대해서 '경징계'를 내리고, 이에 대하여 오히려 승인받은 개인정보 수집대상을 25개에 더하여 60여개로 2.5배 이상 늘려 주겠다는 것은 금융소비자 권익보호는 내 팽겨치고 이익단체를 두둔하는 웃지 못할 형국이다.

생명보험협회는 신용정보법에 의거 금융위로부터 승인받은 19개 종목 이외에 민감한 질병정보를 포함해서 120개가 넘는 개인정보를 불법으로 수집, 유통시켜서 사회적인 문제가 된 바 있다.

또한 일부에서는 '생명보험협회의 로비로 생보협회장(김규복)과 모피아(Mofia) 선후배 사이인 금융위원장(신재윤)이 보험과장을 바꾸고 생보협회에 유리한 유권해석을 내려줬으며, 오히려 더 많은 항목도 집적할 수 있도록 도와 주기로 약속했다'는 설까지 나돌고 있어,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유권해석에 의구심만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개인의 '건강 정보'는 '민감정보'라 하여 개인정보보호법에 그 처리절차를 규정하고 있는데, 보험사가 개인의 질병 등 건강정보를 적법하게 협회에 제공하고 또 이를 다른 보험사에 제공하기 위해서는 개인정보를 수집, 이용하기 위한 수집·이용 목적, 수집하려는 항목, 보유 및 이용 기간, 동의를 거부할 권리가 있다는 사실 및 동의 거부에 따른 불이익이 있는 경우에는 그 불이익의 내용을 알려야 하는데 전혀 그렇게 하고 있지 않다.

생보협회가 금융위의 유권해석으로 신용정보법으로 개인질병정보를 수집한다 해도, 이는 명백히 개인정보보호법을 위반하는 불법행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