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 김동렬 기자] 한국수출입은행(이하 수은)은 최근 필리핀 재무부와 '팜팡가지역 통합재난위험감축 및 기후변화적응사업'에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8048만달러를 지원하는 차관공여계약을 체결했다.
대외경제협력기금은 장기 저리의 차관자금 제공을 통하여 개발도상국의 산업발전 및 경제안정을 지원하고, 우리나라와의 경제교류를 증진하는 등 대외경제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1987년부터 우리 정부가 설치해 관리·운용하고 있는 對개도국 경제원조 기금이다. 올해 9월말 기준으로 50개국 298개 사업에 대해 총 9조4121억원(승인 기준)을 지원했다.
'팜팡가지역 통합재난위험감축 및 기후변화적응사업'은 필리핀 정부가 추진하는 '피나투보 재해긴급복구사업'의 일환이다.
피나투보 재해긴급복구사업(PHUMP)은 필리핀 루손섬의 홍수피해에 따른 인프라시설 재건을 위해 추진 중인 필리핀정부의 최우선 국책사업이다.
지난 1991년 피나투보 화산 대폭발 때 생긴 화산퇴적물 때문에 필리핀 북부 루손섬 팜팡가주(州)는 해마다 홍수피해가 심각한 실정이다.
특히 팜팡가주 전체의 약 80%가량이 6월부터 11월 사이의 우기(雨期)에 3~4개월간이나 홍수피해를 입는 지역으로, 주택·학교 침수, 전력공급 중단, 수인성 전염병 등의 피해가 해마다 반복되고 있다.
이에 필리핀 정부는 지난해 한국 정부에 홍수통제시설 구축과 교육환경 개선을 위한 EDCF 차관을 요청해왔다.
이번에 체결된 차관공여계약에 따라 EDCF자금 8048만달러가 필리핀에 제공되면 약 20만명에 이르는 팜팡가주 지역주민의 안정적 생계활동이 보장되고, 약 3만5000여명 학생들의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우선 팜팡가주 4개 하천에 대한 준설작업이 실시되고, 제방축조, 수문개보수 등 홍수통제시설이 들어선다.
또한 상습적인 침수로 피해를 겪고 있는 학교 운동장들을 다시 성토(盛土)하고, 학교건물의 재건축, 우물펌프 설치로 안전한 식수 제공 등 팜팡가주의 교육환경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김 행장은 "전통적 우방국이며 한국전 참전국인 필리핀의 최우선 국책사업을 지원해 두 나라간 경협관계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게 됐다"면서 "이번 EDCF 제공으로 우리 기업들의 선진기술을 필리핀에 전수할 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장의 수자원사업과 토목사업 진출에 마중물이 될 것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