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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대 대출사기 연루된 KT ENS 법정관리 신청

KT 자회사 KT ENS가 12일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사상 최대 대출 사기 사건을 놓고 은행과 책임 공방을 벌이던 KT의 자회사 KT ENS는 이날 "금융권의 투자 경색으로 해외 프로젝트 파이낸싱(PF)과 관련된 491억원 규모의 CP를 상환하지 못해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기가 도래한 CP는 루마니아에서 진행 중인 태양광사업 프로젝트파이낸싱(PF)와 관련된 것이다. 1차 책임자인 특수목적법인(SPC)이 상환하지 못하면 KT ENS가 지급하게 돼 있으며 이에 따라 CP 판매 주관사가 KT ENS에 상환을 요구했다.

그러나 KT ENS는 대응할 자금 여유가 없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로 했다.

앞서 KT ENS는 지난달 20일에도 453억원의 CP 상환 요청을 받아 자체 자금으로 상환했으나 한달여만에 만기가 돌아온 또다른 CP는 자금 부족으로 해결하지 못한 것이다.

KT ENS가 만기 어음을 막지 못한 데는 자사 직원이 연루된 사상 최대 대출사기사건의 영향도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KT ENS 직원이 협력업체와 공모해 저지른 대출사기 사건의 책임을 놓고 KT ENS는 은행측과 책임 공방을 벌여왔다. 이 사건 이후 금융권의 대출 기피로 자금난을 겪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사상 최대규모의 대출사기 범행에 연루된 KT ENS가 12일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하자 이 업체에 돈을 빌려준 금융회사들은 '뒤통수를 맞았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법원이 법정관리 신청을 받아들이면 즉시 모든 채권이 동결돼 대출사기의 피해금 일부는 영영 돌려받지 못하게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은행들은 이번 대출사기의 피해금을 이미 장부상 손실에 일부 반영한 상태다. 하나은행 1천624억원을 비롯해 국민은행 297억원, 농협은행 297억원 등을 모두 회수 가능성이 불투명한 '고정이하' 채권으로 분류해 대손충당금을 쌓았다.

KT ENS의 법정관리가 개시될 경우 은행들은 이해관계인 회의 등에 참석해 가능한 한 피해금을 회수할 방침이다. 회수 과정에서 은행 간 갈등이나 소송의 여지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