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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환 당국의 환율 방어, 경제에는 '양날의 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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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기획재정부 1차관이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리츠칼튼호텔에서 열린 '세계은행 기업환경개선 국제컨퍼런스'에서 환영사를 하고 있다.

[재경일보 하석수 기자]  최근 원·달러 환율이 큰 폭 하락하며 정부가 달러 매수에 나서는 등 환율 방어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는 국내 수출기업들에는 긍정적 효과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내수업종에게는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수출기업에는 ‘호재’

수출기업들은 당국의 환율 방어가 반가운 입장이다.

최근 원화 강세가 심상치 않으며 상당수 수출기업은 채산성이 나빠지고 있다며 발을 구르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이 손익분기점을 밑도는 데다 우리나라의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는 둔화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중국에 대한 수출 증가세는 올해 들어 한풀 꺾인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경상수지 흑자에 따른 달러화 유입으로 환율이 세자릿수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대기업보다 환율 변동에 취약한 중소기업에 미치는 충격파가 클 전망이다.

◇내수기업에는 ‘악재’

환율이 떨어지면 수입 물품의 가격이 낮아져 소비가 살아나면서 내수에는 도움이 될 수 있는데 당국이 방어에 나서면 이런 효과가 사라진다.

환율 하락은 건설, 유틸리티, 철강, 정유, 항공, 음식료 등 내수업종과 외화 부채가 많은 업종에 이익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기업 입장에서는 수출 가격 경쟁력은 하락하는 대신 부품·원자재를 수입하는데 드는 비용은 줄어들어 득실이 상존하는 측면도 있다.

◇수출·내수기업 양쪽 모두에 영향 미미

하지만 당국의 개입이 수출과 내수기업 모두에게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

한국무역협회가 8∼12일 340개 수출기업(대기업 30개, 중소기업 310개)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손익분기점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45원이다. 적정 이윤이 보장된다는 환율은 달러당 평균 1,073원이다.

14일 원·달러 환율은 외환당국의 달러화 매수 개입에 따라 1,027.9원으로 반등했지만 수출기업들의 손익분기점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내수회복에 미치는 영향도 미미할 것이라는 주장이다. 내수 회복세가 약화된 상황이고 세월호 참사로 인해 환율 하락이 내수 활성화로 이어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최근 한국 경제에 대해 내수 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전반적인 경기 회복세도 미약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KDI는 '5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 개선 추세가 지속하고 있으나, 내수회복세가 약화되면서 전반적 경기 회복 속도는 완만한 수준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민간소비와 설비투자가 전월의 일시적 부진에서 다소 회복됐지만 전반적 회복세는 여전히 제한적인 수준이며, 생산 관련 지표들도 경기회복세가 미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이와 관련 한화증권 김유미 이코노미스트는 "내수 전망은 밝지 않다"며 "내수가 바닥을 친 만큼 작년보단 나아지겠지만 회복 강도는 제한적일 것이다. 내수가 좋아지려면 고용 증대와 임금상승이라는 선순환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수출 대기업만 돈을 벌고 정작 고용을 창출하는 내수 하위기업은 수익성이 나쁘다. 원화 강세로 수입물가가 낮아져 소비여력이 커지더라도 임금상승이 제약된다면 내수 증가는 제한적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