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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야.정 협치로 국민경제를 살리도록 하자

차가운 밤하늘을 수놓은 수백만 개의 촛불은 국회에서 대통령 탄핵소추를 가결시키는 원동력으로 작용하였다. 최순실 국정농단의 공범으로 적시된 박대통령은 이제 최고통치자로서의 권력을 정지당하게 되었고, 황교안국무총리가 대통령권한대행의 직무를 수행하게 되었다. 권한대행의 정치적 법적 한계와 여소야대의 국회구성을 생각할 때 중요한 국가의 정책결정과 순조로운 집행은 당분간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원만한 공공정책과정을 어렵게 하는 또 하나의 요인은 내년에 예상되는 조기대선이 여야의 움직임에 당리당략을 배제하기 어렵게 하는 정치적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가 해결해야 할 중요한 국정과제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특히 연말연시를 전후하여 우리 정부가 풀어가야 할 정책과제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점점 어려워져 가고 있는 경제를 살리는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는 내우외환에 부닥쳐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수출이 감소되고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내년도 국내외 경제연구기관들이 예측하는 경제성장률은 단계적으로 하향 조정되는 처지에 놓여 있다. 1,300조원을 넘는 각계부채는 잘못하면 한국경제를 송두리째 파국으로 몰고 갈 위험요인으로 도사리고 있다 .혹자들은 우리경제의 작금의 이런 경제상황을 IMF직전과 비교하기도 한다. 외환보유액을 제외하고는 각종의 경제지표가 그만큼 위태로운 수준으로 좋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러면 과도적 대행체제에서 이와 같은 경제난국을 어떻게 타개해 나갈 것인가? 현대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보이고 있는 협치모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완벽한 것은 아니지만 정부와 국회, 그리고 시민들이 국정에 동참하는 협치모델은 복잡한 사회문제를 분석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내는 공공정책의 결정과 집행과정에 상당히 유용한 정책모델로 인정되고 있다. 제왕적 통치권을 지닌 대통령이 사라진 지금 우리는 국회, 정부, 국민이 정치의 무대에서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작동시키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만이 국민들이 촛불로 당겨준 민주주의 불씨를 난국돌파의 도구로 승화시키는 유일한 길이다.

국회의 여야가 중심이 되는 협치가 성공하자면 우선 두 가지를 협치당사자가 명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첫째는 정책결정의 기준은 국익우선주의에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사익이나 파당의 이익은 차 순위로 밀어내어야 한다. 둘째, 양보와 타협의 정신이다. 민주주의체제에 있어서 정치는 비 제로섬게임이며 승자독식이 되어서는 안 된다. 일방적 결정은 금물이며 상대방을 인정하고 인내력을 발휘하여 꾸준히 협의와 협상을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주요정책당사자가 원만한 경제정책협의를 해나가자면 구체적으로 두 가지의 선결과제를 해결해야 한다. 하나는 협의기구를 구성하는 것이다. 여.야.정 정책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 또는 수시로 회의를 개최하여 중요한 정책과제를 여기서 논의하도록 하는 것이다. 이런 정책협의회는 법적 기구가 아니라 임의기구이끼 때문에 문제해결에 한계는 있겠지만 그래도 협의정신을 살리는 데는 어느 정도 유용하다. 다른 하나는 어정쩡하게 방치되어 있는 경제사령탑을 바로 세우는 것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재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임종룡내정자가 경제 부총리로 지명되어 있다. 긴박하게 돌아가는 국내외 경제환경에 우리가 적절하게 대응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주도권을 쥔 국회의 여야의원들이 앞장서 이런 기형적 동거를 상호협의를 통하여 조속히 해결해 줄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