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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기업 심리 1월 BSI 12.7p 급락 34개월 연속 부진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와 탄핵 정국 등 복합 위기를 맞은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역대 최장인 2년 10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월간 경기 전망치는 코로나19 팬데믹 위기가 본격화했던 지난 2020년 초 이후 약 5년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는 매출액 기준 6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종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를 조사한 결과 내년 1월 BSI 전망치가 84.6을 기록하며 전월(97.3) 대비 12.7p 하락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는 2020년 4월(25.1p 하락)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이다.

한경협
[한경협 제공]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전월 대비 경기 전망이 긍정적이고, 낮으면 부정적인 것을 의미한다.

BSI는 2022년 4월(99.1) 100 아래로 떨어진 뒤 34개월 연속 기준치를 밑돌고 있다.

이는 한경협이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1975년 1월 BSI 조사를 시작한 이래 50년 만에 역대 최장 연속 부진 기록이다.

종전의 역대 최장 기록은 2018년 6월∼2021년 2월(33개월)이었다.

한경협
[한경협 제공]

업종별로 보면 제조업과 비제조업 모두 내년 1월 경기 전망이 어두웠다. 제조업의 BSI는 84.2, 비제조업은 84.9로 동반 부진이 예상된다.

제조업 BSI는 지난 3월 100.5를 기록했다가 4월(98.4)부터 10달 연속 기준선을 하회하고 있다.

제조업의 10개 세부 업종 중에서는 전자 및 통신장비(105.3)가 유일하게 긍정 전망을 보였다.

기준선 100에 걸친 의약품(100.0)을 제외한 나머지 8개 업종인 섬유·의복 및 가죽·신발(53.8), 비금속 소재 및 제품(78.6), 식음료 및 담배(82.4), 금속 및 금속가공 제품(82.8), 일반·정밀기계 및 장비(84.2), 석유정제 및 화학(85.2), 자동차 및 기타운송장비(85.3), 목재·가구 및 종이(87.5) 등은 기준선 100을 하회하며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지난달 긍정 전망(105.1)으로 돌아섰던 비제조업 BSI는 한 달 만에 20.2p 급감했다.

비제조업은 7개 세부 업종 중 운수 및 창고(103.8)만 호조 전망을 나타냈다.

기준선 100에 걸친 전기․가스․수도(100), 여가․숙박 및 외식(100)을 제외한 4개 업종인 건설(68.2), 전문, 과학ˑ기술 및 사업지원서비스(78.6), 정보통신(81.3), 도ˑ소매(83.3) 등도 업황 악화가 전망된다.

건물 [무료이미지]

한경협은 연말‧연초 직접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운수 및 창고업을 중심으로 비제조업의 기업심리 개선이 이루어 질 것으로 내다봤다.

조사 부문별로는 내수 88.6, 투자 89.4, 고용 90.0, 수출 90.2, 자금 사정 92.1, 채산성 94.0, 재고 104.9 등 7개의 모든 항목에서 부정적으로 전망됐다. 재고는 기준선 100을 넘으면 재고 과잉으로 부정적이라는 의미다.

내수는 2020년 9월(88.0) 이후 52개월 만에, 수출은 2020년 10월(90.2) 이후 51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하며 내수와 수출 모두 기록적인 부정 전망을 나타냈다.

투자는 작년 4월(88.6) 이후 21개월 만에 최저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미국 트럼프 신정부 등 대외 경영환경 변화에 더해 국내 정치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환율 변동성 확대, 내수 부진 장기화 등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환율 안정 노력과 산업 활력 회복을 위한 지원 등 경제 살리기에 최선을 다하고, 이사 충실의무를 확대하는 상법 개정안 등 경영 불확실성을 가중하는 입법 논의를 지양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