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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겨울, 일자리 없는 청년들 어떻게 하나?

차가운 한파가 몰아치는 겨울이 다가오는데 우리나라의 노동시장은 암울하고 고용전망은 어둡기만 하다. 조선 해운 등 취약산업은 구조조정의 영향을 받아 10만 명 이상이 직장을 떠나게 되었다. 그 중에서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청년실업자의 증가는 더욱 심각하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11월 고용동향’에 의하면 청년실업률은 8.2%에 이르고 있다. 이는 2003년 동월 8.2%를 기록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이다. 이에 비하여 11월 기준으로 볼 때 청년취업자수는 1년 전에 비하여 1만9천명이나 줄었다. 이는 우리나라 제조업체 종사자의 수가 점차 줄어드는 경향과 밀접한 관계를 지니고 있다.

통계상 청년 실업률이 8.2%라고 하지만 고용시장의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나라 청년들의 고용사정은 더욱 좋지 못하다. 우리나라는 취업통계를 ILO기준으로 따르고 있어 1주일에 1시간만 일하더라도 취업자로 잡힌다. 그 결과 취업자 중에는 아르바이트 종사자, 파트타이머, 일용직, 계약직 등 근로조건이 좋지 못한 비정규직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이들 중 많은 사람들은 생활비와 고용안정이 보장되지 못하는 불완전취업자들이며 이런 사람들까지 합치면 사실상 실업자에 속하는 청년들의 수는 훨씬 많아지게 될 것이다.

청년들이 대학을 졸업하여도 일자리를 찾지 못하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우선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자신이 능력이 모자라서 취업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그리고 본인이 저임금지대나 근무환경이 열악한 직장에는 취업을 거부하는 자발적 실업자도 없지 않다. 그러나 이런 개인적 요인에 의한 실업자 보다는 제도적, 노동시장의 구조적 요인에 의하여 취업의 기회를 찾지 못하는 청년들이 훨씬 많다.

고학력 노동시장에는 노동력의 전체규모로 볼 때 노동수요보다 노동공급이 많다. 말하자면 공급초과상태에 있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작업과정의 자동화, 전자화로 인한 노동력 절감체제, 자동차, 전자산업 등 대량고용사업체의 해외 설치 또는 이전 등의 수요 감소요인을 무시할 수 없고, 노동공급차원에서는 세계적으로 높은 우리나라의 대학진학률이 고학력 노동공급을 증가 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노동시장의 구조적 미스매치현상이 실업을 증가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간단히 말해서 산업계에서는 엔지니어를 필요로 하는데 학교에서는 인문계 학생들을 대거 졸업시키면 수요공급의 불일치로 인하여 산업현장에서는 사람을 구하기 힘든 반면에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는 대학졸업자들은 여전히 실업자로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더하여 근래에는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이 계속 나빠지다보니 저성장과 경기침체에 의한 수요부족형 실업도 증가하고 있다.

노동시장의 구조왜곡이나 제도적 요인에 의하여 발생하는 실업이 경기부진에 의한 실업은 정부가 이를 해결해 주지 않으면 안 된다. 박근혜정부가 창조경제를 외치며 창업을 촉진하고 청년 일자리제공을 위한 펀드를 조성한다고 하였으나 지금까지 나타난 실적을 보면 그리 신통한 효과가 없다. 고용증대 보다는 관리허점과 사실상 강제기여에 따른 자원낭비와 각종의 부작용만 여기저기 노출되고 있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정부는 젊은이 들을 위한 일자리 창출과 노동력의 수급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알맹이 있는 장단기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안 된다. 그렇지 않으면 일자리 없는 청년들은 무능한 정부를 원망하면서 올해의 차가운 겨울을 분노와 절망 속에 보내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