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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사람들 제임스 오 "무인도서 혼자가 사람들 속에서 혼자인 것보다 덜 외로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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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KBS1 ‘사람과 사람들’에서 ‘제임스 오의 특별한 휴가’ 편이 방송된다.

제임스 오(55)는 먹고 자고 씻는 것 모두 불편한 것 투성이인 무인도에서 12년째 홀로 휴가를 즐기는 재미교포다.

목포에서도 배를 타고 20여분을 가야 나오는 달리도, 그곳에서 또 배를 타고 20분을 가야만 만날 수 있는 섬, 장좌도. 사람의 손이 닿지 않아 울창한 원시림을 자랑하는 이 무인도가 제임스 오 씨가 휴가를 떠난 곳이다.

갯벌을 뛰어다니며 게를 잡고, 나무를 구해서 불을 지피는 일까지 무인도에서 한 끼 밥을 먹기 위해선 그의 손을 거치지 않는 것이 없다.

빗물을 모아 빨래를 하고, 불편한 텐트에서 모기와 사투를 벌이며 잠을 자는 생활은 쉬러온 휴가라기보다 생고생처럼 보인다.

남들은 왜 하필 무인도로 휴가를 가서 고생이냐고 말하지만 그는 불편한 휴가가 너무 달콤해 무려 12년 동안 28번이나 이곳을 찾아왔다고 한다. 고생처럼 보이는 먹고 사는 것 자체가 그에게는 노는 즐거움이고, 소박한 감사함을 느끼게 해주기 때문이다.

재미교포인 제임스 오 씨는 사실 보은의 한 시골마을에서 태어났다. 28년 전 태권도 사범을 꿈꾸는 20대 중반의 청년이었던 그는 세계에 태권도를 알리겠다며 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빈손으로 타국에서 자리 잡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지만 그는 LA에서는 꽤 알려진 태권도 지도자가 됐다.

꿈을 이룬 그때, 그를 힘들게 한 건 미국사람들 사이에서 이방인으로서 느끼는 외로움이었다. 그 길로 고국의 무인도로 휴가를 떠난 제임스 오씨였다.

그에게는 무인도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사람들 속에서 혼자인 것보다 외롭지 않았다고.

제임스 오씨의 최고의 '휴양지'인 고요한 장좌도에 손님이 찾아왔다. 미국에서 알고 지내던 재미교포 영 킴(70)씨. 그는 칠순 선물로 유럽여행 대신 무인도 휴가를 택했다.
버킷리스트였던 바다수영도 홀로 즐기고 해먹에 누워 빈둥거리며 휴식을 보내기도 했지만 손님인 그에게도 스스로 먹는 것을 구하고 텐트에서 자는 고생은 예외 없다.

일흔이 넘은 나이에 편한 여행 대신 험난한 무인도 휴가를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가 이곳에서 얻으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8월이 지나면 무인도의 휴가도 끝이 나고 그는 다시 가족들이 있는 미국으로 떠나 일상으로 돌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