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극심한 경제위축을 야기하고 있는 가운데 주요 국가들이 대대적인 확장 재정으로 대처에 나섰다. 국가적으로 시중에 돈을 푸는 공격적인 구제책으로 경제 안정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은 17일(현지시간) 1조 달러(약 1천24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소상공인 대출에 3천억 달러, 안정자금 2천억 달러, 현금지급 2천500억 달러가 각각 배정돼 있으며, 납세기한 연장에 따른 비용까지 합치면 사실상 지원 규모는 1조2천억 달러에 이른다.
게다가 트럼프 정부는 1천억 달러 이상을 현금지급으로 고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TF 브리핑에서 급여세 감면 등은 시간이 걸리는 일이기 때문에 신속한 조치를 위해 현급 지급에 무게를 두고 있음을 시사했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RB)도 기업어음 시장에 개입하여 현금 확보가 급한 기업에 유동성을 지원한다. 연준은 특별권한을 두어 민간기업에 직접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과 더불어 유럽도 대대적인 재정 정책을 들고 나왔다.

영국은 3300억 유로(449조 4400억원)의 긴급 기업대출 보증기금과 200억 유로(27조 2400억 원)의 재정 지원책을 공개했다. 리시 수낙 영국 재무장관은 "지금은 이데올로기나 정설을 따질 때가 아닌 대담해야 할 시기이다"라면서 최대한의 대책을 강구하고 있음을 강조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도 국가채무보증을 포함한 각종 지원책으로 1000억 유로(136조 2000억원)의 국가보증 기금을 포함한 역대 최대 재정 지출을 결의했다.
프랑스는 450억 유로(61조 3000억원)의 구제금융안을 승인하면서 기업 국유화를 포함한 여러가지 조치를 약속했다. 브루노 르마이어 프랑스 재무장관은 "이용할 수 있는 모든 수달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파리(Paris)시는 유동산 부족으로 인한 기업 파산을 막기 위해 3000억 유로(408억 5600만원)의 기업대출을 보증하기로 했다.
유로존 국가들은 이같은 국가 보증을 위해 총 1조 유로(1400조원)를 출연했다.
세계 주요국가들의 통큰 재정정책 덕분에 금융시장은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다. 미 연준(FRB)이 이틀 연속 대대적인 안정 대책을 내놓자 뉴욕증시는 최악의 하락세를 극복하고 다우지수가 6% 반등하는 등 공포감이 호전되는 기미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주요국가들이 국경을 닫고, 바이러스 확산의 거점이 될만한 학교, 술집, 식당 등을 폐쇄하는 등 봉쇄 정책을 취하고 있어 기업 및 경제 활동이 크게 위축되는 등 바이러스와의 싸움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항공업계와 서비스업의 수요는 폭락 수준으로 감소했고 대형 제조업체들도 생산을 중단했다.
세계무역기구는 세계 항공업계의 대량 파산을 막기 위해 2000억 달러를 긴급 수혈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세계적인 호텔체인 매리어트 인터네셔널 그룹은 직원 수만명을 무급휴가로 내보낼 것임을 발표했다.
폴크스바겐, 다임러, 닛산 등 활기를 띠던 유럽 자동차 업계도 코로나19의 된서리를 맞았다. 이들의 유럽 공장은 17일 가동을 멈췄다. 포드, 제너럴모터스, 피아트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주요 자동차 기업 노조는 2주 동안 공장을 폐쇄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