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일보=장선희 기자]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 중인 인도가 중국산 인기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 '틱톡'의 사용을 갑자기 금지하자 현지에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1억2천만 명으로 추정되는 사용자는 물론 이 앱으로 큰 인기를 끌었던 인도의 '틱톡 스타'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기 때문이다.
1천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전 변호사 기트는 1일 BBC방송에 "그 뉴스는 완전히 불의의 습격이었다"고 말했다.
틱톡에서 인도인을 대상으로 '미국 영어'를 가르치던 그는 "틱톡은 나의 삶이자 전업이었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기술 정책 전문가인 프라산토 K 로이는 "틱톡으로 밥벌이를 하던 수천 명이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틱톡은 짧은 동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기능으로 최근 전 세계 젊은 층 사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인도 신세대들도 틱톡에 어학 관련 영상은 물론 춤, 노래, 요가, 재미있는 장면 등을 올리며 소통해왔다.
앞으로 틱톡에서 기트가 올리는 영상을 접할 수 없게 된 사용자 중 한 명은 "이제 누가 나에게 동기를 유발해줄 것인가"라고 아쉬움을 전했다.
작가이자 팟캐스터인 아미트 바르마도 "자신을 드러내지 못했던 많은 이들이 이곳에서 플랫폼을 찾았다"라며 틱톡에는 창의적인 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인도에서는 지난달 15일 라다크 지역에서 중국과 국경 충돌로 인도군 20명이 사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반중 정서'가 거세다.
인도와 중국은 국경 문제로 1962년 전쟁까지 치렀지만, 아직도 국경을 확정하지 못하고 3천488㎞에 이르는 실질 통제선(LAC)을 사실상 국경으로 삼고 있다.
앞서 인도 전자정보기술부는 29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중국의 앱들이 인도의 주권,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며 틱톡과 위챗을 비롯해 59개 중국산 스마트폰 앱 사용을 금지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보도했다.
당국은 "안드로이드와 iOS 플랫폼에서 승인받지 않은 방식으로 사용자 정보를 인도 밖 서버로 무단 전송했다는 여러 불만이 접수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수십억 명의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인도와 분쟁이 더욱 격화하는 것을 최대한 억제하면서 자국 기업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자오리젠 대변인은 "중국과 인도 양국의 실무 영역의 협력은 서로 윈윈이 되는 것"이라며 "이런 협력의 틀에 손해가 가는 것은 실제로는 인도 자신의 이익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는 인구가 13억5천명에 달하는 거대 시장이어서 첨단 분야를 포함한 중국 기업들은 인도 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3위로 10%대 점유율을 차지한 삼성을 제외하면 샤오미, 오포, 비보, 화웨이 등 중국 업체들이 완전히 장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