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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현, 포스트 코로나 시대 초격차위해 최고경영자층 의지 강조

권오현 삼성전자 상임고문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초격차를 위한 최고 경영자층 의지를 강조했다.

28일 삼성전자는 1992년 8월 1일 세계 최초 64메가 D램 시제품 개발에 성공한 날을 앞두고 당시 주역인 권 고문을 사내 방송 인터뷰를 내보냈다.

권 고문은 인터뷰에서 "전문경영인 처지에서는 사업이 적자를 보거나 업황이 불황인 상황에서 '몇조를 투자하자'라고 제안하기가 쉽지 않다"라며 "이런 면에서 최고경영자 층과 전문경영인의 역할 정립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20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솔베이 도서관(Bibliothèque Solvay)에서 개최된 미국 정치 전문 매체 폴리티코(Politico)의 유럽 대표 행사인 플레이북 조찬 행사(Playbook Breakfast)에서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권오현 상임고문 고문
사진 삼성전자

그러면서 권 고문은 이병철 선대회장의 반도체 사업 결정과 이건희 회장의 일관적인 투자 의지를 소개했다.

권 고문은 당시 삼성이 반도체 사업을 한다는 자체가 난센스(Nonsense) 같은 일이었다"며 "이병철 회장께서 반도체 사업을 하겠다고 선언하시고, 이후에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건희 회장이 지속적인 투자를 해서 동력이 됐다"고 회상했다.

권 고문은 "반도체 사업은 워낙 기술 발전 속도가 빠르고 투자 규모가 커서 위험 부담이 큰 비즈니스인데 위험한 순간에 이병철 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의사결정이 성공을 가능하게 했다"며 "반도체 사업은 앞으로도 위험한 순간에 과감하게 결정할 수 있는 최고경영자 층의 결단과 리더십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이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세계 1위에 오르겠다는 비전인 '반도체 2030'을 발표한 것을 언급하며 "과거 경험에 비춰보면 어려운 시기일수록 제일 중요한 것은 강력한 리더십"이라며 "순간적으로 빨리빨리 결정해야 하므로 전문경영인과 최고경영자 층이 원활한 소통·토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이밖에 "옛날 연장 선상이 아닌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며 "열심히 노력하는 것 외에 세상의 트렌드를 잘 보고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증권업계 추산 기준 올해 2분기 매출 18조∼19조원, 영업이익은 5조3천억∼5조4천억원으로 예상되며 상반기 매출 36조원, 영업이익 9조3천억원으로 예상된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서 1위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최근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기회로 삼아 적극적인 투자와 대응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