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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분기 주요국 성장률 역대 최악 기록...3분기 반등 가능할까

주요국의 2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역사상 유례없는 최악의 기록을 찍었다. 특히 미국 내 코로나19 재확산의 여파를 반영한 실업 지표 악화는 3분기 반등에 대한 낙관적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은 셈이 되었다.

▲ 2분기 글로벌 GDP, 미국 -32.9%, 독일 –10.1% 등 ‘역대 최악’

미 상무부는 이날 미국의 2분기 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32.9%(연율)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발병이 시작된 지난 1분기(-5.0%)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경기침체 진입을 공식화했다. 통상 GDP 증가율이 2개 분기 연속 감소하면 기술적 경기침체로 분류된다.

특히 2분기 GDP 감소폭은 미 정부가 1947년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이래 가장 크다. 종전 기록인 1958년 2분기의 -10%는 물론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4분기의 -8.4%와도 견줄 수 없을 정도다.

미 언론들은 1920∼1930년대 대공황을 넘어서는 역대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입을 모았다.

코로나19 셧다운 조치 등으로 미 경제의 3분의 2 이상을 차지하는 가계 소비가 극도로 위축된 것이 결정타가 됐다.

독일 역시 2분기 GDP가 전분기보다 10.1% 감소해 1970년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크게 하락했다고 독일 연방통계청이 이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9년 1분기 -4.7%의 두 배 이상 감소폭이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투자와 수출, 개인 소비가 동시에 급격히 위축된 데 따른 결과다. 독일은 지난 3월 중순부터 국경을 폐쇄하고 공공생활을 통제했다.

이미 침체 국면에 접어든 멕시코에는 코로나19 사태가 엎친 데 덮친 격이 됐다.

멕시코 통계청은 이날 2분기 GDP가 1분기보다 17.3% 줄었다고 밝혔는데, 이는 역대 최악의 낙폭이라고 멕시코 언론이 보도했다. 종전 기록은 1995년 2분기의 -8.6%였다.

지난해부터 5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이어간 멕시코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활동 마비가 경제 충격을 더 키운 셈이 됐다.

홍콩 정부도 2분기 GDP가 작년 동기 대비 9% 감소해 1분기 -9.1%에 이어 연속 역성장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했다. -9% 수준은 홍콩 정부가 1974년 관련 통계를 발표한 이래 최악의 성장률이다.

주요국 지디피 성장률,

▲ 3분기 GDP 반등할까?…'반등 확실시되지만 폭 제한적'

2분기 감소폭이 워낙 컸던 만큼 3분기 성장률이 플러스로 전환할 것 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미 민간조사연구기구인 컨퍼런스보드는 3분기 미국 GDP가 20.6%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실업자 증가와 소비 정체는 회복 정도를 일정 부분 제한할 가능성이 크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를 이끄는 제롬 파월 의장은 전날 '제로 금리' 유지를 결정한 직후 기자회견에서 "최근 몇주 동안 바이러스 감염이 늘어나고 이를 억제하기 위한 조치가 재개됐다"며 "이런 것들이 경제 활동에 무거운 짐이 되기 시작했다"고 우려했다.

손성원 로욜라 메리마운트대 교수도 로이터통신에 "경제가 2분기에 바닥까지 떨어졌다"면서 "전망도 매우 좋지는 않다. 사회적 거리두기의 관점에서 미국인들이 그다지 잘 행동하지 못하고 감염률도 매우 높아 경제성장의 견인력을 얻을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변수는 코로나19의 조기 억제 여부와 경제 회복을 돕기 위한 추가 부양책 등이다.

미 연준이 '모든 범위의 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사를 재확인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와 공화당은 1조 달러 규모의 추가 경기부양안을 추진키로 했다.

특히 3분기 GDP는 10월 29일 이후에 발표돼 대선 직전 판세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성장률 끌어올리기에 사활을 걸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