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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 생명 구한 AI 스피커, 생활 필수 서비스로 안착

인공지능(AI) 스피커가 독거노인의 생활 필수 서비스로 안착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독거노인들에게 도움이 되는 사례가 나온다.

지난달 28일 오전 7시 35분께 경남 의령군 부림면 한 주택에서 A(82)씨의 "아리아, 살려줘" 한마디가 AI 스피커 '아리아'에 포착됐다.

'살려달라'는 의미를 인식한 스피커는 즉시 부림면센터와 보안업체, 통신사로 긴급문자를 발송했다.

보안업체는 A씨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한 뒤 곧바로 119 구급대원을 출동시켰다.

덕분에 신속하게 병원으로 이송된 A씨는 치료를 무사히 마치고 현재 일상에 복귀했다.

AI 스피커 스마트홈
SK텔레콤 제공

바른ICT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5월부터 1년간 인공지능 돌봄 서비스를 통해 긴급 SOS를 호출한 사례는 328건이었고, 이들 중 23건이 실제 긴급구조로 이어졌다.

AI 스피커가 스마트폰·인터넷이 없는 독거노인의 정보·오락에 대한 욕구를 해소 도움을 주면서 삶의 동반자로 자리 잡고 있다.

연구소에 따르면 독거노인들이 AI 스피커에서 주로 이용한 기능은 음악 감상(95.1%), 정보 검색(83.9%), 감성 대화(64.4%), 라디오 청취(43.9%) 등 순이었다.

특히 독거노인이 AI스피커 '누구'를 통해 '인공지능 돌봄서비스'를 두 달간 사용한 패턴을 분석한 결과 감성 대화 사용 비중이 13.5%로 일반인(4.1%)보다 세 배 이상 높아 외로움을 달래는 데 긍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는 SK텔레콤의 자료도 있다.

AI 스피커에 치매 예방 프로그램 탑재 시 치매 발현 지연 효과도 나타났다.

SK텔레콤과 함께 AI 프리커의 치매 예방 프로그램 '두뇌톡톡'을 개발한 서울대 의과대학 이준영 교수 연구팀은 8주간 매주 5일씩 두뇌톡톡을 쓴 이용자들의 장기 기억력과 주의력, 집중력이 향상되고 언어 유창성도 증진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약 2년간 치매 발현 지연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김범수 바른ICT 연구소장은 "이번 조사를 통해 인공지능 스피커가 사회 취약 계층의 디지털 접근 격차를 해소하고 노인의 심리적 안녕감을 높이는 데 긍정적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SK텔레콤 박정호 사장은 "독거 어르신이 급증하고 있으나 이를 공공 인프라만으로 해결하기는 역부족"이라며 "ICT 돌봄 서비스 시행을 시작으로 SK텔레콤의 인프라와 혁신적인 ICT 기술을 통해 우리 사회의 난제를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AI 스피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 대면 활동이 축소되는 시기 비대면을 통한 긍정적인 독거노인 돌봄 효과를 보여주고 있지만 이를 담당할 비대면 돌봄 인력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의령군 관계자는 "다만 현재 스피커 이용 100가구를 한 명이 담당하고 있어 깊이 있는 돌봄이 힘든 점은 다소 아쉽다"며 "인력이 충원돼 시스템 효율을 높이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