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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애플 플랫폼 90% 점유에 우려되는 디지털 식민지

구글이 애플처럼 모든 앱에 인앱결제(앱 내 결제)와 결제 수수료 30% 적용을 모든 앱으로 적용을 검토하는 가운데 외산 디지털 플랫폼 강세 속에 콘탠츠 산업 생태계와 소비자 부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 구글 인앱결제 강요는 사실상 앱 통행세

27일 김정환 부경대 신문방송학과 교수가 콘텐츠·게임업체 12곳과 인터뷰해 분석한 내용을 한국미디어경영학회가 개최한 '구글의 앱 마켓 정책 변경과 로컬 생태계' 특별 세미나에서 발표했다.

조사 결과 콘텐츠 사업자들은 수수료 부담이 늘어나면 그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할 수밖에 없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구글의 정책 변경은 생태계 내 부익부 빈익빈을 가속할 것"이라며 "사업자들이 수익에 타격을 받는 부분은 고스란히 가격에 연동될 것이다. 콘텐츠 사업자에게 부과된 수수료가 이용자에 그대로 전가될 가능성이 100%"라고 우려했다.

콘텐츠 사업자들은 시장 영역에서 글로벌 기업 구글에 개별적으로든 공동으로든 대응하기는 어려우므로,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었다.

김 교수는 "사업자들은 '디지털 식민지'가 되기 전에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가 참여해야 한다고 답했다"면서 "규제 관점에서 보면 국내 기업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시각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국 애플과 다르게 개방적 정책을 표방하면서 시장 내 지위를 확보했던 구글이 책임감 있게 접근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며 "공정위가 구글 자사 앱 선탑재 문제 등을 같이 조사하는 등 관계 부처의 협동 작전도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애플·구글 [
연합뉴스TV 제공

◆ "구글 수수료 과도하다" 86.7%

구글의 콘텐츠 수수료가 과도하며 수수료 정책에 정부 개입과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윤혁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가 세미나에서 발표한 '구글 앱 마켓 정책에 대한 이용자 인식'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콘텐츠 이용자들 역시 구글의 30% 수수료는 과도한 편(86.7%)이라고 반응했으며, 59.85는 구글의 정책 변경이 '공정하지 않다'고 답했다.

구글 수수료 정책에 제재가 '필요하다'(58.5%)하다는 의견과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다(59.4%)는 의견이 과반을 차지했다.

경제학자인 문성배 국민대 교수는 토론에서 "인앱결제를 강제하면 구글·애플이 소비자 구매 정보를 다 가져가서 유사 앱이나 서비스를 출시하는 탓에 잠재적 개발자의 시장 진입이 제한될 수 있다"면서 "모바일·PC·TV를 넘나드는 '끊김없는 서비스' 혁신 추세도 지장을 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국모바일산업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콘텐츠 시장에서 발생하는 매출의 65%가량을 구글이 가져가고 있다. 애플이 25%, 원스토어가 10%가량의 비중을 차지한다.

◆ 구글·애플의 인앱 결제대신 자체결제 도입했다 퇴출당한 '에픽게임즈'

최근 인기 1인칭 슈팅게임(FPS) 게임인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미국 에픽게임즈가 기존 애플과 구글의 결제 시스템을 우회할 수 있는 '인 게임'(in-game)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가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삭제 조치를 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에픽게임즈는 이에 굴하지 않고 두 업체를 상대로 캘리포니아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걸면서 정면 대응을 선언했다.

에픽 게임즈는 소장에서 "애플의 앱스토어와 이용자 결제에 대한 통제는 반(反)경쟁적"이라면서 "이번 소송은 돈을 위한 것이 아니라 앱스토어와 관련한 애플의 많은 관행을 중단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에픽 게임즈는 또 "애플은 과거 자신들이 맞서 싸웠던 시장을 통제하고 경쟁을 막고, 혁신을 목 조르는 거인'"이라고 비판했다.

에픽 게임즈는 온라인상에 애플의 과거 광고를 풍자하는 영상을 온라인에 올리는 한편, '프리포트나이트'(#FreeFortnite)라는 해시태그 캠페인을 통해 여론전을 펼치고 있다.

FPS 게임 '포트나이트'의 게임 장면. [
EPA=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