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미국 버라이즌으로부터 7조9천억원(미화 66억4천만달러) 규모 5G 장비 계약을 체결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번 계약은 삼성의 미국 5G 산업 진출의 시작이자 국내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고 설치, 유지보수를 하게 된다.
회사 측은 "이번 전략적인 장기 파트너십을 통해 버라이즌의 고객들에게 향상된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5G 혁신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작년 국내 통신사들과 세계 최초 5G 상용화를 한 데 이어 미국에서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에 5G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 일본 KDDI에도 5G 장비 공급한 삼성
앞서 삼성전자는 일본에서는 KDDI와 장비 계약을 맺은 바 있다.
KDDI는 오는 2023년까지 일본 전역에 5만3천626개의 5G 기지국을 구축하기로 하고 삼성전자와 핀란드 노키아, 스웨덴 에릭슨을 5G 장비 공급업체로 선정했다.
삼성전자는 KDDI가 도쿄 도심부에 설치하는 5G 기지국 등에 들어갈 통신 장비를 이미 공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정확한 계약 내용을 공개하지 않았지만, 전체 장비 공급 규모는 5년간 20억 달러(약 2조3천억원)어치에 달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 국내 5G 산업에 청신호
유진투자증권 박종선 연구원은 올해 삼성전자의 글로벌 통신장비 시장점유율이 20%의 무난한 달성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회사 86개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다. 5G 장비는 국내 부품 비중이 40∼60%에 달한다.
이번 수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생긴 수출 공백을 메우면서 많은 중소 협력사들의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의 1위 사업자인 버라이즌에 5G 장비를 대규모 공급함에 따라 삼성전자와 함께 국내 중소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동반성장 할 수 있는 큰 계기가 마련됐다"고 말했다.

◆ 이재용 부회장의 5G 육성의지 빛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번 수주가 이재용 부회장의 차세대 이동통신 사업 육성 의지가 결실을 본 것이라고 평가한다.
이 부회장은 2018년 '180조 투자계획'을 발표하며 인공지능(AI), 전장용 반도체, 바이오와 더불어 5G를 '4대 미래성장 사업'으로 지정하고 3년간 25조원을 투자해 집중적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이 부회장은 그간 미국, 아시아, 유럽 등의 글로벌 ICT 업계 리더들과 활발히 교류하며 5G 네트워크 통신장비 마케팅 활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했다.
한편 삼성은 지난 7월 차세대 6G 비전을 제시하는 6G 백서 '새로운 차원의 초연결 경험(The Next Hyper-Connected Experience)'을 공개하며 테라(tera) bps급 초고속 전송속도와 마이크로(μ) sec급 초저지연 무선통신을 가능케 하는 미래 핵심 통신 기술 확보를 위한 드라이브를 걸었다.
삼성의 6G 비전 수립은 이재용 부회장의 관심과 의지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