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평가 3사는 HDC현대산업개발(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부담을 덜자 지주사인 HDC에 대해 일제히 신용등급 하상 검토 대상을 15일 해제했다.
앞서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인 산업은행은 금호산업과 HDC현산과의 아시아나항공 매각 딜이 최종 무산됐다고 지난 11일 밝혔다.
박소영 한신평 수석애널리스트는 "인수계약이 최종 무산되면서 HDC컨소시엄이 납부한 2천500억원의 계약금 반환 관련 법적 분쟁이 예상된다"면서도 "HDC현산이 납부한 2천10억원의 계약금이 전액 손실 처리되더라도 관련 손실이 HDC현산 및 HDC의 신용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기업평가도 이날 보고서를 내고 HDC현산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부정적 검토 대상에서 해제한다고 밝혔다.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부여했다.
성태경 한기평 수석연구원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실질적으로 무산됨에 따라 재무 여력 약화 가능성이 축소됐다"며 "견조한 수익창출력이 지속되면서 우수한 재무 안정성이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평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이날 리포트를 내고 HDC현산을 등급 하향검토 감시대상에서 해제하고, 신용등급 및 전망을 'A+'(안정적)으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 현산 "아시아나 인수의지 있었으나..."
HDC현산은 아시아나항공 인수의지가 있었음을 피력하며 인수 무산에 대한 책임 없음 표명에 나섰다.
이날 HDC현산은 입장문을 내고 '종합 모빌리티 그룹' 비전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지를 재차 설명했다. 또 거래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재실사가 반드시 필요한 절차였음을 거듭 강조했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계열사간 부당 지원 행위를 문제삼아 32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박삼구 전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과 경영진, 금호산업, 아시아나항공을 검찰에 고발한 것도 언급했다.
법률 리스크가 현실화해 거래 종결시 임직원의 배임은 물론 HDC그룹의 생존까지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재실사 요구는 무리한 것이 아니었다는 게 현산의 주장이다.
인수 무산에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채권단과 금호아시아나에 돌리면서 법적 대응을 예고해 사실상 계약금 2천500억원의 반환을 둘러싼 다툼이 본격화된 것으로 보인다.
◆ 매각 불발된 아시아나… 항공업 전망 '흐림'
한편 매각이 불발된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BBB-)은 하향검토 대상에 올랐다.
한국신용평가는 "아시아나항공의 신용등급을 '워치리스트 하향 검토'에 등록하고, 동사의 3분기 확정실적을 바탕으로 한 4분기 이후 영업실적의 방향성, 향후 채권단에 의한 경영관리방안과 자본확충 계획을 검토해 신용도엣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인수 이후 예정됐던 대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무산되면서 현재의 열위한 재무안정성 개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더불어 항공업 전반에 대한 전망도 어둡다.
한국신용평가는 "6월을 기점으로 다소 완화되는 듯 보였던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고, 이로 인해 항공업 침체도 길어지고 있다. 특히, 사태가 장기화될 조짐을 보이면서 수요 회복 시점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아 산업 전반의 불확실성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향후 1~2년 이상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항공업 신용등급에 대해서도 "(하반기) 여객수요가 회복되지 못하면 실적 저하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하향압력이 여전히 높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