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창업주 신춘호 회장이 경영일선에서 물러난다.
지난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농심은 다음달 25일 열리는 정기주주총회에 신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지 않았다.
신 회장은 올 해 89세다. 고령에 건강 문제 등이 불거져 등기이사직을 내려놓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는 서울 동작구 신대방동 본사로 출근해 현안을 직접 진두지휘 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신 회장의 임기는 다음 달 16일까지다.
신 회장은 스스로 ‘라면쟁이’, '스낵쟁이'라고 불렀다. 33세가 되던 해 1965년 500만원의 자본금으로 라면 뽑는 기계를 들여놓고 사업을 시작했다. 롯데그룹 창업주인 고 신격호 총괄회장의 둘째 동생인 그는 형의 반대도 무릅쓰고 라면 사업을 밀어붙였다. 라면 사업을 위해 1965년 롯데공업을 창업했고 1978년 농심으로 사명 변경을 했다. 고 신 회장은 라면 사업을 크게 반대했고 사이가 틀어지며 신 회장은 농심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이후 그는 너구리(1982년), 안성탕면(1983년), 짜파게티(1984년)를 줄줄이 내놓으면서 히트시켰다. 1986년 출시 후 라면시장 부동의 1위를 달리는 '신라면'도 신 회장의 뚝심에서 나온 일화는 유명하다.
라면만이 아니라 국내 최초 스낵 '새우깡'도 탄생시켰다. 새우깡의 히트는 양파깡, 감자깡으로도 이어졌다.
주주총회에 신 회장의 장남인 신동원 부회장과 박준 부회장, 이영진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상정됐다.
농심 차기 회장으로는 신동원 부회장이 유력하다. 신 부회장은 농심의 최대주주인 농심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지난 해 9월 말 현재 신 부회장의 농심홀딩스 지분은 42.92%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