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당 공모가 35달러, 기업가치 72조원 평가
-네이버 기업가치 뛰어넘은 쿠팡...오버밸류 시각도
-그럼에도 쿠팡의 공격적 행보
쿠팡의 기업가치가 70조원 이상으로 추산되자 유통업계 중 가장 큰 기업가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10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는 쿠팡의 1주당 공모가가 35달러로 확정됐다.
공모가를 기준으로 한 쿠팡의 기업가치가 630억달러(약 71조8천억원)에 육박한다.
WSJ 전망대로라면 전날 기준으로 네이버(61조1천억원)나 카카오(40조원)의 시가총액보다 많다.
또한 이마트(4조9천억원), 롯데쇼핑(3조5천억원), BGF리테일(2조9천억원), GS리테일(2조8천억원) 등 주요 유통업체의 시총을 모두 더한 것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이를 두고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해외에서 한국 온라인 쇼핑 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이뤄졌다고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한 온라인쇼핑몰 관계자는 "국내 온라인 쇼핑의 가치를 미국에서 평가해준 것 같다"면서 "유니콘 기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할 수 있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이런 평가는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쿠팡의 재무구조를 고려할 때 이번 가치 평가는 다소 '과도하다'는 시각도 있다.
쿠팡은 누적적자가 41억달러(약 4조6천700억원)에 달한다. 연간 적자 규모는 2018년 1조1천276억원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지만 여전히 수천억원대를 기록 중이다.
쿠팡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로켓배송'은 이미 상당수 경쟁업체가 비슷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다 경쟁사들이 서로 취약한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제휴에 나서는 등 시장 상황이 쿠팡에 우호적이지 못한 것도 '오버밸류'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배경 중 하나다.
◆ 한국판 아마존 꿈꾸는 쿠팡, 로켓배송 강화하고 유통외 사업 확장 전망
35달러가 맞는다면 쿠팡은 이번 기업공개(IPO)로 5조원에 가까운 거액의 자본을 조달할 수 있게 된다.
쿠팡은 상장 이후 당분간 공격적인 투자를 이어나가며 몸집 불리기와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가전제품, 뷰티, 의류 등에서 직매입 상품군을 확대하고 지방에 풀필먼트(상품 보관부터 주문에 맞춰 포장, 출하, 배송 등을 일괄 처리) 물류센터를 추가로 세워 로켓 배송망을 더욱 촘촘하게 구축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에 따르면 현재 인구 70%가 쿠팡의 물류 거점 내 11km 이내 거주하고 있는데 물류센터를 더 늘려 더 많은 사람에게 더 빠른 배송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한국판 아마존을 꿈꾸는 쿠팡으로써는 다른 사업의 확장 가능성도 나온다. 아마존은 클라우드 서비스인 '아마존웹서비스'(AWS)라는 안정적 수익원이 있다.
쿠팡은 상장을 앞두고 미국에서 공개한 회사 소개 영상에서는 광고, 여행 분야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쿠팡이츠나 쿠팡플레이, 라이브커머스 등 관련 사업에도 투자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간편결제 서비스인 쿠페이를 활용한 핀테크 사업에도 나설 가능성이 크다. 쿠팡은 핀테크 회사인 쿠팡페이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또 일종의 후불 결제인 '나중결제'를 지난해 9월부터 일부 고객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고 올해 들어 '쿠팡 원터치 페이(결제)' 등 관련 상표권을 여러 건 출원 신청했다.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나 이베이코리아 등 매물로 나온 관련 업체들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끊이지 않고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상장기업이 된 이상 지금처럼 적자가 누적되는 상태를 유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쿠팡이 흑자 전환을 위한 여러 노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