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사 초고속인터넷 속도 저하 문제에 대해 고개를 숙였다.
KT는 21일 자사 홈페이지에 10기가 인터넷 품질 관련 사과의 말씀'이라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최근에 발생한 10기가 인터넷 품질 저하로 인해 불편과 심려를 끼쳐 드려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KT는 "품질 저하의 발생 원인을 파악한 결과, 10기가 인터넷 장비 증설과 교체 등 작업 중 고객 속도 정보 설정에 오류가 있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KT는 "앞으로 오류를 자동으로 파악하는 시스템을 재점검하고 보완해 인터넷 이용 고객이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며 "속도 정보 오류가 확인된 고객들에게는 개별 안내를 드려 정해진 기준에 따라 요금을 감면해드리겠다"고 밝혔다.
구현모 대표도 이와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구 대표는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월드IT쇼'에서 기자들과 만나 "많은 분이 KT 기가인터넷을 사랑해주시는데 이런 일이 벌어져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내용을 조사해보니 시설을 옮길 때 속도 설정 부분이 잘못돼 있었고, 고객 응대 과정에서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10기가와 5기가 인터넷 고객을 조사한 결과 24명 고객 설정이 잘못된 것을 발견했고 감면과 함께 재발이 안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정부와 국회, 통신사 실태조사 요구
방송통신위원회는 통신사의 고의적인 인터넷 속도 저하 여부 및 이용약관에 따른 보상, 인터넷 설치 시 절차 등에 대해 전기통신사업법상 금지행위 위반 여부를 중점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국내 현황 및 해외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이용약관에 대한 제도개선도 병행 추진하기로 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도 22일 전체회의에서 방통위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이번 사안에 대해 실태조사를 하도록 요구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고속인터넷 속도 문제는 KT 뿐 아니라 다른 통신사로 번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회는 이번에 논란이 된 KT뿐만 아니라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전반에서 이런 문제가 없었는지를 파악해야 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방통위 관계자는 "실태조사도 필요하다면 해야 할 것"이라며 "조사를 통해 개선할 부분이 있다면 개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논란은 유명 IT 유튜버 잇섭이 자신이 사용 중인 KT 10기가 인터넷 서비스의 실제 속도가 100Mbps 수준에 그친 데 대해 불만을 제기했으나 KT가 뚜렷한 해법을 내놓지 못한 채 같은 일이 반복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